시사만화계의 풍운아 손문상 화백

[기자가 말하는 기자]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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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손문상, 그는 기자인가? ‘기자가 말하는 기자’ 원고 의뢰를 받고 잠시 생각해봤다. 시사만화계의 풍운아, 사진기자이면서 칼럼니스트인 그는 어쩌면 르네상스적 저널리스트다. 기자 초년병 시절,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최초의 ‘종군 화백’이라는 타이틀도 들고 있었다. 2004년 3월, 종전 1주년을 맞아 손문상은 부산일보 김승일 기자와 함께 이라크에 다녀왔다. 그의 생생한 체험기는 부산일보에 연재됐다. 이후 <바그다드를 흐르다>라는 책을 펴냈다. 만평으로 민주언론상도 받았다.


1991년 부천시민신문 사진기자를, 그리고 미디어오늘 사진기자를 지내며 손문상은 87년 이후 화두였던 언론 개혁을 위해 온몸을 던졌다. 미디어오늘에서는 제호의 ‘오늘’이라는 손글씨를 남겼다. 신문사 제호에 자신의 캘리그래프가 들어간 저널리스트다. 이후 한국일보, 동아일보, 부산일보에 이름을 내걸고 만평을 그렸다. 젊은 시사만화가들이 주축이 된 시사만화협회를 만들었다. 지금은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에서 사진 찍고 칼럼 쓰고 만평을 그린다. 촛불집회, 강정마을, 팽목항, 안 가는 곳이 없다. 혁명가 체 게바라의 발자취를 따라 남미 6개국과 쿠바를 다녀왔다. 출입처 생활이 일상인 내가 보기에 그것은 참으로 치열한 삶이다.


후배들은 그에게 ‘손문상이 지나간 곳에는 풀도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타협’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회사를 자주 옮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살불살조(殺佛殺祖), 임제의현 선사의 말은 그의 신조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그는 부러지지 않고 보란 듯이 살아왔다. 기자가 독자를 위해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면 그 모델은 손문상이다. 


‘언론밥’ 24년, 내내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협박 속에서 만평 내고 칼럼 쓰는 그는 진짜 ‘멀티플레이어’다. 그 삶 안에 심지 하나가 곧게 뻗어 있다. 나는 그와 일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 화백이라는 호칭에 아직도 쑥스러워하는 나의 선배이자 동료, 그는 천상 기자고 저널리스트다.   

<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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