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전 선배들의 조합 창립 정신 되새기겠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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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

“개인은 약하다. 그러나 함께 모이면 우리는 강하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에 새 깃발이 올랐다. 제11대 언론노조 MBC본부장에 조능희 PD가 16일 취임했다. 1987년 MBC노조가 탄생했던 그해 입사한 조 본부장은 “선배들이 어렵게 세운 조합 정신을 계승해서 뚜벅뚜벅 한걸음씩 같이 걸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이 5년여 남은 고참 PD로서 2년 임기의 본부장직에 선뜻 나섰다. 조 본부장은 제안을 받고 ‘과연 내가 적임자인가’ 걱정과 고민이 앞섰지만 노조 ‘신입’ 1기로서 28년을 함께한 길을 외면할 수 없었다. “MBC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공정방송을 지켜온 노조 덕분”이라는 조 본부장은 “전임자나 조합원이나 우리의 할 일은 명확하다. 방송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권력에 아부하려는 이들에 맞서서 국민을 위한 방송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98.2%의 압도적인 찬성률이 보여주듯 28년간 단 한 차례도 경선이 없었던 전통은 87년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왔다.


후보자로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본부장 자리는 PD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기획을 하는 등 조합원들과의 조화가 중요했다. 


2012년 이후 발생한 8명의 해고자 문제는 동료들에게 아픈 이름이다. 조 본부장은 “결자해지”라며 “경영진이 해결할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고무효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MBC 노사 합의의 정신은 1심 판결 존중이었다. 그걸 처음 깬 경영진”이라며 “관습을 무시하는 상식 밖의 처사”라고 그는 비판했다. 안광한 사장 등 경영진도 한때 조합원이었고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이었다. 조 본부장은 “칼날을 휘둘러 누군가를 피 흘리게 한 것은 어떻게든 책임이 돌아올 것”이라며 “시간이 조금 걸릴 순 있겠지만 결국 다 복직될 것이다. 조합원들이 그 시간을 함께 힘 모아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2012년 이후 계속된 부당 징계ㆍ전보 논란은 안광한 사장 취임 1년인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조 본부장도 정직만 8개월, 부당전보 2번을 겪었다. 2008년 ‘PD수첩-광우병편’으로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사측은 정직 3개월을 내렸고 징계무효소송 무효 판결에도 정직 1개월, 외부 인터뷰를 했다며 정직 4개월의 징계를 거듭했다. 2012년에는 일산에 있는 사회공헌실로 발령이 났지만 전보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고, 지난해에는 교양제작국 해체로 편성국 MD로 전보됐다.


지난 1년의 상황은 노조가 태동했던 1987년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정권의 예속화와 보도의 사유화를 막고자 했던 28년 전과 같다. 돌 맞고 카메라 깨지고 현장에서 내쫓기던 일이 지난해 똑같이 발생하지 않았나. 조합원들의 아픔이자 수치다. 노조 창립 정신을 되살리고 있는 것은 현 경영진이다.”


조합원들에게는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당부했다. 망가진 보도와 시사교양 후퇴 등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언론을 장악하고 꼭두각시로 만드는 권력의 말로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강한 언론이 강한 정부를 만든다. 언론이 숨을 쉬어야 한다.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위해 싸워온 언론인들의 외침이 바로 MBC의 조합 정신이다. 좋은 방송으로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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