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굳은살 손과 김주완 기자

[기자가 말하는 기자]국민일보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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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김지방 기자

외람스럽다. 수많은 선후배들 중에서 유독 한 분의 이름을 써야 해서 그렇고, 그 이름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그렇다.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출판미디어국장이다.


요즘엔 좀 뜸해졌는데, 예전엔 기사를 쓸 때면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자주 떠올렸다. 어머니는 1939년 일본에서 나셨다. 7살에 해방을 맞고, 사춘기보다 전쟁을 먼저 겪으셨다. 부산의 방직공장에서 청춘을 보내셨다. 어머니의 손바닥은 손등보다 딱딱하다. 굳은살뿐이다.


내가 기자가 된 뒤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자주 던졌다. 내 기사에 등장하는 낱말과 숫자들, 어머니에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제대로 이해는 될까. 아니, 어머니가 읽고 싶고 읽어야 할 만한 내용들일까? 16년째 기자질을 하지만, 이런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 적은 몇 번 없다. 가장 가까운 독자인 취재원과 권력자를 더 많이 의식하고, 질책이든 위무든 그들을 향한 기사를 쓸 때가 더 많았다. 부끄럽다.


김주완 국장과는 사실 한 번 뵌 적도 없지만, 도민의 성원을 모아 새 매체를 창간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관심이 갔다.


“하는 데까지 해본 후, 도저히 희망이 없으면 장렬한 전사를 택해야 한다. … 언론 윤리를 포기하면서까지 밥그릇을 위해 존립할 필요는 없다.”


대차게 선언하고선 서울에서도 미처 시도하지 못한 다양한 미디어 실험을 앞서 실천하고 있다.


글이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알 수 있었다. 서울에서 들려오는 화려한 말들, 중앙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에 강요하는 완고한 관념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에 뿌리박은 매체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걸.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고 책도 찾아 읽게 되었다. 그때마다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있다. 내 어머니와 같은 분을 위해 일하는 언론인이 아닌가 싶다.


서울이라면 이런 분을 많이들 주목하고 떠들썩하게 치켜세웠겠지만, 아무래도 지역의 대안 매체에는 관심도 덜하고 평가도 인색하다. 사귐은 없었지만 먼발치에서 조용히 응원해왔다고 오늘 지면을 통해 고백한다.

<국민일보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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