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확정 권성민 PD "잘못된 것 바로 잡을 것"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장준성 민실위 간사도 정직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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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민 예능PD

MBC가 권성민 PD에 대한 재심 결과, 30일 해고를 확정했다. MBC 안팎에서 권 PD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 나오는 가운데 해고를 확정해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MBC는 지난 21일 개인 블로그와 SNS에 예능국 사람들과 제작기를 그린 만화 ‘예능국 이야기’를 올린 권 PD를 취업규칙 및 소셜미디어가이드라인 위반으로 해고했다. 권 PD가 지난해 세월호 참사 관련 자사보도에 대한 반성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정직 6개월을 받은 후 12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난 것을 ‘유배’로 표현한 것이 “회사 비방”이라는 이유다.

 

MBC는 28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권 PD에 대한 재심을 진행했지만, 이변은 없었다. MBC는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회사를 향한 반복적 해사행위에 대한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조치”라고 밝혔다. 

 

MBC는 “공개된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며 시청자를 멸시하고 회사에 대한 해사행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같은 행위를 반복할 때 회사가 취해야 할 조치는 명백하다”며 “정당한 징계조치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담아 악의적인 비방을 이어가는 이념 편향된 세력에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언론시민단체들은 권 PD 해고에 대해 ‘부당해고’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만화는 본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쫓겨난 예능PD가 예능국의 일상과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언론사가 오히려 이를 침해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한국PD연합회는 “‘명백한 보복’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해 재갈을 물리려는 폭력”이라고 했고, KBS PD협회와 새노조는 “MBC 경영진이 스스로 언론사임을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권 PD 고교 은사가 다음 아고라에 청원한 해고 철회 서명에는 30일 현재 3600여명이 참여해 원직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권성민 PD는 재심 결과에 대해 “원심 때부터 이미 (해고가) 확정돼 있는 분위기라서 번복될 것이란 기대는 안했다”면서 “오히려 담담하다. 어차피 법정에 가면 이길 싸움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해고무효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비방이라는 해고 사유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권 PD는 “사실 (경인지사 발령이) 유배가 아니고 무엇인가. 인사위원회에서 ‘유배라는 표현을 왜 썼냐’고 하길래 인사위원들에게 그럼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면서 “만화는 다시 공개할 것이다. 회사가 비방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이 비방인지 저는 잘 모르겠다. 비방했다는 웹툰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민 PD가 개인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 웹툰 일부.

 

MBC는 또 이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인 장준성 기자에게 정직 3개월을 징계했다. MBC는 지난 13일 보도정보 시스템 불법 열람과 정보 유출을 이유로 장 기자에게 정직 3개월을 내렸다가 인사위원회 절차 규정 상 문제가 제기되자 이틀 만에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하지만 28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고, 또다시 똑같은 징계를 내렸다. 현직 노조 간부의 징계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13일 “사내 정보를 유출했을 것으로 ‘추정’만 갖고 징계의 칼날을 휘두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당 징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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