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지난 5일부터 기사 어뷰징(동일 뉴스콘텐츠 중복전송)을 막기 위해 선보인 ‘뉴스클러스터링 서비스’를 놓고 매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클러스터링(묶음)이란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한 데 묶어 제공하는 서비스로 그동안 제목이나 내용만 조금 수정해 올리는 기사 어뷰징 문제를 해결하고 뉴스검색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최근 ‘문건 유출’사건과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사건 등 사회성 뉴스 소비가 많아져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연예·스포츠 매체의 경우 뉴스클러스터링 서비스 전후와 비교해 큰 폭의 하락을 면치 못한 데 비해 종합일간지나 경제지는 오히려 트래픽이 증가했다.
실제 본보가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닐슨 코리안클릭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뉴스클러스터링 서비스가 시작된 전후(11월24~30일, 12월8~14일)로 트래픽(페이지뷰 기준)을 비교할 때 종합일간지 소속 닷컴사는 경향신문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증가했지만 스포츠서울과 스포츠조선은 각각 70%, 14%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매체 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묶음기사에 대한 기준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예·스포츠 매체 관계자들은 묶음기사 상단에 올라 갈 때 기준이 되는 매체별 가중치 탓에 스포츠·연예기사마저 불이익을 본다고 입을 모았다. 네이버는 그동안 특정 매체에 유·불리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혀 왔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뉴스클러스터링 서비스 이후 트래픽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실시간 검색어 1,2위로 올라간 연예이슈가 터졌을 때도 연예매체보다는 조중동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 묶음기사에선 기사 어뷰징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한 매체의 어뷰징 기사 3개가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아직 시스템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유승호 제대 뒤 눈물’기사에선 5개의 묶음 기사 중 3개가 서울신문 어뷰징 기사로만 채워졌다.
한 종합미디어그룹 관계자는 “스포츠·연예매체는 뉴스클러스터링 서비스 이후 트래픽이 다소 감소했지만 종합뉴스 부문은 오히려 늘면서 전체 트래픽(PV기준)이 15%가량 증가했다”며 “하지만 서비스 초기이고 문건유출과 땅콩회항 등 특별한 이슈가 많았기 때문에 한 달 정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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