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곳엔 따뜻한 시선을, 권력엔 날카로운 비판 이어가겠다"

CBS '뉴스쇼' 새 진행자 박재홍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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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 앵커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에 어깨가 무거웠다. 김현정 PD가 ‘김현정의 뉴스쇼’로 6년6개월을 진행하면서 CBS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대표로 자리 잡은 터였다.


‘박재홍의 뉴스쇼’로 일주일 남짓을 보낸 지난 14일, 박재홍 앵커는 “누가 김현정 선배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겠나”라면서도 “저에게 꼭 맞는 옷으로 적응해나가는 과정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제 그의 출근시간은 아침 9시에서 5시로 당겨졌고, 매일 새로운 이슈를 공부하며 ‘청취자들은 무엇이 궁금할까’ 고민한다. 방송이 끝나면 부족함에 후회도 남지만 늘 자강불식(自强不息·쉬지 않고 노력함)을 마음에 새긴다.


박 앵커는 지난 2003년 CBS에 입사해 올해로 아나운서 12년차를 맞았다. 앵커 경험도 있지만 ‘이명희 박재홍의 싱싱싱’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의 진행자로 활약하면서 주로 대중과 직접 호흡했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그에겐 ‘꿈의 무대’였다. 입사 면접에서도 “손석희 아나운서처럼 정통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저널리스트로서 견문을 넓히기 위해 미국 연수도 다녀왔다. 이를 알고 있던 주변 선배들이 박 앵커를 새로운 진행자로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김현정 PD가 여름휴가를 떠나 2주간 대타로 진행을 맡았던 게 사실상 시험무대였다. 꿈과 목표를 함께 고민해주던 동료 선후배를 언급하며 박 앵커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시사프로 진행자로서) 너무 착하다”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싱싱싱’에서는 때로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냉철하고 비판적인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의 고정적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세월호 참사,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눈물이 많은 시대에 저만의 따뜻함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겠다”고 했다. 또 그는 영화 ‘덤앤더머’부터 드라마 ‘뉴스룸’까지 폭넓은 연기를 소화한 미국 배우 제프 다니엘스를 예로 들었다. “유쾌함부터 진지함까지, 변화와 공감의 폭이 넓은 앵커가 될 겁니다. 저만의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과제가 남아 있죠.”


그는 ‘시사자키’ 진행자인 정관용씨와 김현정 PD의 조언대로 ‘거리두기·줄타기·보여주기’를 되뇌고 있다. 객관적으로 사안을 조명하면서 청취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의 역할이라는 의미다. 박 앵커는 ‘소외된 곳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권력을 향한 비판’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뉴스쇼 6년여간 청취자와의 약속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성역 없는 보도’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 박 앵커는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CBS에는 외압이 없다”며 아이템 선정에 있어 ‘제작진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다’는 강점을 살리겠다고 했다. 


기대와 부담을 안고 시작한 만큼 뉴스쇼의 성공적 안착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은 없다. “지금 뉴스쇼 청취자들은 CBS가 좋아서, 김현정 선배의 진행이 좋아서 듣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박재홍의 진행이 좋아서 뉴스쇼에 채널을 고정한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청취자들이 위로받는 방송, 믿을 수 있는 방송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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