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15일, 내안의 나를 찾다

'일상의 쉼표, 라오스' 펴낸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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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여행자의 쉼터’ ‘마침내 깨달음을 얻는 나라’


바로 라오스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태국의 북동부와 베트남의 서쪽에 위치한 라오스는 세계 여행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여행지이다. 최근에는 tvN ‘꽃보다 청춘’의 여행지로 소개되면서 한국 여행자들에게도 ‘핫’한 곳으로 뜨고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만 해도 라오스는 한국 사람들에게 변방에 불과했다.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는 후배의 추천 트윗 하나만을 믿고 3년 전, 그 생소한 곳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라오스를 몇 번 여행한 후배가 정말 좋다고 트윗을 하더라고요. 호기심이 생겨 알아보니 무비자로 15일을 머물 수 있다고 해서 딱 15일 동안만 여행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기왕이면 여행 콘셉트를 잡자는 생각에 북에서 남으로 종단하는 계획을 세웠어요.”


박 기자는 느긋한 수도 비엔티안에서 시작해 청춘의 쉼터 방비엥, 오래된 도시 루앙프라방을 거쳐 여행자의 쉼터 빡세와 지상 낙원 돈뎃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참파삭까지 나아갔다. 비행기표 이외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라오스는 생각보다 즐겁고 유쾌했다. 비록 방비엥에서 다이빙을 하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지만 그런 무서운 기억은 저 멀리 사라질 만큼 라오스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라오스의 사람들과 그곳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은 그에게 깊은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 “루앙프라방에서 빡세로 가는 프로펠러 비행기 안에서 70세 가까이 되는 프랑스 할머니를 만났어요. 그 할머니와 여행에 관한 얘기를 많이 나눴죠. 제 직업이 기자라고 했더니 ‘언론이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 써야 국민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기도 했어요.” 


그는 이런 소중한 경험들을 엮어 최근 책을 펴냈다. 기록하지 않으면 뭐든 사라지게 마련인 세상살이에서 자신의 여행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였다. “여행기인 만큼 시적이고 감성적이게 쓰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직업이 기자라 본대로 쓰는 버릇을 못 고치겠더라고요. 대신 친구처럼 조언해주는 형식으로 책을 썼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홍콩, 대만 등 쉽게 갈 수 있는 아시아 나라들을 방문하며 도시 여행기를 쓸 계획도 갖고 있다. “많은 기자들이 저처럼 떠났으면 좋겠어요. 라오스든 아니면 집 앞 공원이든 어디든 나를 대면할 수 있는 곳으로 말이죠. 쓸데없이 바쁜 기자생활 속에서 여행으로 일상의 쉼표를 찍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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