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도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3일 자신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반 사무총장의 측근이 반 총장의 야권 대선후보 영입을 제안해왔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4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떠나 반기문 사무총장이 좋은 후보임에는 틀림없다”며 “2년 전에 만났을 때 이 같은 얘기를 했더니 손사래를 쳤다. 제가 반 총장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훌륭한 일 두 가지 중 으뜸가는 것에 속한다며 혹시 정치를 한다면 민주당에 오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이라고 이야기는 했었다. 최근에는 확인한 바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에서도 반기문 총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 고문은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반 총장이 앞서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양쪽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 총장이 어느 쪽으로 결정할 지는 궁극적으로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PBC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서 “요즘 우스갯소리로 반기문 총장은 반반 총장이라고 한다”며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접근한다고 하는데 반 총장의 본인 의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억울한 점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뉴시스)

만약 대권에 도전한다고 할 시 당내 영입이냐 경선이냐도 관심이다. 정 고문은 “본인은 영입을 원하겠지만 전체적인 견해로는 경선을 통해 후보가 돼야 값어치가 더 있다”며 “경선도 어려운 게임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웬만한 후보들은 양보를 할 것이고, 중요 후보와 붙어도 절대 불리한 게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를 한다면 충분히 해도 될 만한 모험”이라며 “넘어야 할 산이라면 당연히 넘는 것이 그를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좋다”고 말했다.

문재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등도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정 고문은 “정치는 현실”이라며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놓고, 당의 입장에서 당선 가능성과 집권 가능성이 높은 쪽에 머리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때문에 모두의 입장에서 경선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의 사례를 통해 선거에 대한 경험 없이 섣불리 뛰어드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 고문은 “반 총장의 경우 시기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는 순간과 그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 거의 맞아 떨어진다”며 “시간을 끌면 끌수록 정치판에는 여러 가지가 개입되는데, 반 총장은 시기가 맞아 그런 요소가 적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민주당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 고문은 “민주당으로 오래 해오던 것을 느닷없이 새정치로 바꿨는데 민주당으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며 “상임고문이나 당무의원들은 거의 100%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60년 전통 빼고는 다 바꾸자’는 이야기처럼 환골탈태해서 국민들의 요구에 순응하고 집권 가능성이 있는 대안정당으로 발돋움해야한다”며 “반 총장을 포함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바탕으로 그 위에 딛고 일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념적인 스펙트럼과 장년층 지지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정 고문은 “중도 우파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넓어져야 한다”며 “또 하나는 장년층과 노년층의 지지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청년층이 58%였지만 지금은 35%대까지 내려갔고, 장년층은 26%에서 45%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2022년 선거에서는 과반이 되는데 청년과 개혁층만으로 집권하기는 어렵다”며 “노년층, 장년층에 방점을 두는 정당으로 변해야 집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