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기자들 온라인에 '풍덩'

선임기자·논설위원·부국장
온라인 전용 콘텐츠 생산
지면 족쇄 벗어나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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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고참 기자들이 온라인 세상에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를 내세우며 온라인에서의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궁리하던 언론사들의 차별화 전략이다. 부장과 국장 등 주요 직책을 거친 이들이 온라인을 매개체로 현장으로 돌아와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20일 편집국 재배치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디지털 부문을 강화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디지털 라이터’다. 각 부서에 소속돼 온라인 기사를 쓰는 디지털 라이터는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 등을 지낸 고참 기자들이다. 정치부 성한용 선임기자와 임석규 논설위원, 사회부 김의겸 논설위원, 국제부 정의길 선임기자 등 4명이다.


이들은 온라인 기명칼럼이나 낮 시간대 온라인 기사를 작성하고 한겨레TV 등의 온라인 콘텐츠에 주력한다. ‘김의겸의 우충좌돌’, ‘임석규의 정치 빡’, ‘정의길의 세계만사’ 등이다.


20년차가 넘는 고참 기자들은 현장에서 자유롭게 취재한다. 소속 부서는 있지만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다. 정치부장을 지낸 임석규 기자는 취재기자로서 2008년 이후 6년 만에 국회에 돌아왔다. 임 기자는 “설레면서 막막하다. 지면의 제약이라는 족쇄를 풀고 양껏 마음껏 경험을 살려 개발하라는 것”이라며 “지면과 다른 차별화된 디지털 콘텐츠를 궁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최근 ‘디지털 라이터’에 고참 기자들을 투입해 온라인 기명칼럼 등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맨 위부터)정의길 선임기자의 ‘세계만사’, 임석규 기자의 ‘정치 빡’, 김의겸 기자의 ‘우충좌돌’. (사진=한겨레)

한겨레는 이미 온라인에서 고참 기자들을 적극 활용해왔다. 곽병찬 대기자의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의 ‘물바람숲’ 등 스페셜 콘텐츠를 내보내고 있다.


안재승 한겨레 디지털부문장은 “디지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온라인 공간에서도 심층적이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연륜이나 식견이 높은 시니어 기자들을 배치했다”며 “온라인의 천편일률적인 단순한 정보전달 기사를 탈피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도 지난 22일 2명의 부국장급 기자를 통합뉴스룸 선임기자로 발령냈다. 김태희 편집센터장과 이명희 논설위원이다. 국민일보는 콘텐츠 질 강화와 홈페이지 디자인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현동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편집국 내 고참기자들이 많아 고민하고 있다”면서 “각 언론들이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는 만큼 디지털 활성화와 콘텐츠 강화에 고참 기자들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 강화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확산되며 통합뉴스룸 기자들은 논설위원들과 지난 27일 스터디 모임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매주 화요일 점심, 일선 기자들과 도시락 미팅도 갖고 있다.


역피라미드 인력 구조로 골치를 앓고 있는 언론사에는 고참 기자 활용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젊은 기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디지털 감각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단타성과 가십성 위주의 기사를 벗어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질로 승부할 수 있다는 견해다. 온라인이 ‘한직’이라는 인식도 탈피해야 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단순히 부서를 재배치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미디어환경 변화를 직시하고 선임기자의 경륜을 온라인 문화에 적합하게 재생산하는 면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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