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10월24일로 돌아가 '우리 승리하리라'를 부르다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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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기자회견장에서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 및 제20회 통일언론상, 제26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우리 승리하리라. 우리 승리 하리, 그날에 오오 참맘으로 나는 믿네. 우리 승리하리라.” 1974년 10월24일, 동아일보 기자들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낭독하며 불렀던 ‘우리 승리하리라’가 24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흘러나왔다.

 

40년 전 20대의 청춘이었던 기자들은 이제 백발에 노쇠해졌지만 ‘우리 승리하리라’를 나지막이 따라 부르며 자유언론실천을 발표했던 그날의 심장이 터지는 듯 했던 감동을 온몸으로 느꼈다.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이 24일로 40주년을 맞았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는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주최로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동아투위 위원들과 후배 기자들은 이 자리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의 의미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히며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이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10·24 선언의 내용은 오랜 세월이 지난 현재도 유효하다고 믿는다”며 “1974년 10월24일 그날처럼 언론노동자들이 자유언론실천의 깃발을 다시 높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이 내려 보내는 ‘낙하산 사장’ 체제 속에서 진실은 전혀 보도되지 못한 채 고난의 나날을 보내는 우리 동지들이 하루 빨리 투지를 되찾아 자유언론과 공정방송을 되살리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동아투위 위원들은 진정한 민주정부가 세워지고 민족통일의 서광이 보일 때까지 현장의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밝혔다.

 

박종률 기자협회 회장은 “40년 전 오늘 엄혹한 시대에 선배들은 순수한 열정으로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며 “그 이유는 기자와 언론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날 우리 후배들은 저널리즘의 소명의식을 잃고 부지불식간에 직장인이 되지 않았나 반성한다”며 “선배 언론인들이 젊음을 바쳐 이뤄내고자 했던 언론자유 수호 의지를 등불로 삼아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자유언론실천선언을 오늘도 가슴에 새겨야 하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신유신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언제나 동아투위 선배들의 응원 덕분에 많은 힘을 얻는다. 그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 더욱 힘차게 투쟁을 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1975년 인혁당 사건을 해외언론에 알려 한국에서 강제 추방된 제임스 시노트 신부는 “40년 전 오늘을 역사적 날, 참으로 빛나는 표본의 날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당시 한국 사회는 결단을 요구했던 그런 사회였다.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을 알면서도 결단했던 숱한 남녀 기자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마음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철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계승사업회 상임대표는 “40년 전 바로 이날 서대문 형무소 안에서 기자들이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했다는 너무나 기쁜 소식을 들었다”며 “그 선언은 실제 자유의 출발이었고 우리를 감옥에서 풀려나오게 만든 첫 단추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 이후 동아투위 선배들은 형무소에 간 우리보다 훨씬 어려운 길을 걸어갔다”며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선배들과 언론인 여러분들이 더 큰 투쟁을 해야 할 것 같다. 언론인 여러분들을 믿고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고인이 된 동아투위 위원의 유가족들은 단상에 올라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 이의직 동아투위 위원의 아들인 미술평론가 주헌씨는 유가족 대표로 소회를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10·24 40주년 동영상 상영과 함께 동아투위 유가족 소개 및 장윤환 동아투위 위원의 두 딸인 장현아, 장경아씨의 특별공연이 이어졌다. 또 기념식에 이어 제20회 통일언론상과 제26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도 열렸다.

 

‘국정원 간첩조작 연속보도’로 통일언론상 대상을 받은 뉴스타파팀의 최승호 PD는 “간첩조작사건의 핵심은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의 간첩조작인데 언론은 핵심을 피해 빙빙 돌고 있고 법원은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수상 이전에 뱃속에서 불평부터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어 “여간첩 이시은(가명)씨의 상고를 기각한 대법원 판결의 여파로 힘이 많이 빠져 있던 상황에서 수상 소식을 들었는데 격려라는 건 이렇게 하는 거구나 생각했다”며 “취재에 큰 역할을 한 정유신, 오대양, 최형석 기자와 함께 하는 수상이어서 더욱 기쁘다”고 전했다.

 

안종필 자유언론상 본상을 수상한 한국방송(KBS) 보도본부 인사검증 TF팀은 “지난 5월 세월호 보도로 촉구된 파업이 승리로 끝을 맺으면서 KBS 동료들이 자율성이 확보된 보도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인사검증 TF를 꾸렸다”며 “동료들의 아낌없는 지원 속에서 문창극 인사검증 보도로 조금이나마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어 “권력의 핵심인 인사를 검증하는 일은 안 한다고 욕을 먹을지언정, 했다고 칭찬받을 일이 아닌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훌륭한 뉴스를 만들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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