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교양제작국 해체 방침…공영성 후퇴 우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비판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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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교양제작국 해체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할 것으로 알려지자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은 다음주 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교양제작국이 해체될 경우 시사교양 부문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16일 성명을 내고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조직개편’의 실체가 임원회의를 기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사회를 통해 곧 확정된다는 개편안의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교양제작국 공중분해’”라며 “교양제작국을 해체해 외주제작물을 관리하는 ‘콘텐츠협력국’과 예능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예능 1국’으로 조직을 흩어놓고 소속 PD들을 ‘분산 수용’시킨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MBC는 편성제작본부 하에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이 있다. ‘PD수첩’, ‘시사매거진2580’ 등을 제작하는 시사제작국에는 기자와 PD가 혼재해있으며, 시사교양PD들이 포진한 교양제작국은 ‘불만제로’와 다큐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이미 시사교양 조직의 축소는 이어져 왔다. 지난 2012년 김재철 전 사장은 시사교양국을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나누고, 보도제작국을 해체해 편성제작본부 산하 시사제작국으로 통합시켰다. 교양제작국마저 해체될 경우 시사교양 PD들의 조직이 사실상 전무해져 시교 PD들의 상실감과 위축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MBC본부는 “자칫 MBC의 시사ㆍ교양 프로그램은 기존의 시사제작국을 비롯해 3개의 부서로 뿔뿔이 쪼개질 지경”이라며 “고심 끝에 내놓은 조직개편안은 ‘공영성의 후퇴’를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MBC 상암 사옥 전경. MBC는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9월 서울 상암동 신사옥에 공식 이전했다.

 

특히 올해는 MBC에 교양국이 신설된 지 30년째다. MBC는 그간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성공시대’, ‘W’ 등 다양한 시사ㆍ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MBC본부는 “MBC의 상징과 같은 히트작 시사프로그램들은 공영방송 MBC를 MBC답게 만드는 특별한 공영성의 한 축이었다”며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제작 노하우를 공유, 지속적인 재생산을 가능하게 해야 할 PD집단의 특성을 무시하는 이번 개편은 MBC 미래에 교양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도가 숨은 것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미 타 지상파에서 교양과 예능 제작 조직을 결합했다가 올해 초 이를 철회하고 교양국과 예능국을 부활시킨 사례가 있는 만큼 부적절하다고도 덧붙였다.

 

지상파 적자 위기 속에 MBC는 ‘신뢰의 위기’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MBC본부는 “구성원에 대한 반복되는 ‘낙인찍기’와 ‘배제’ 속에 조직의 신뢰는 무너지고, 시청자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며 “구성원들을 재배치할 명목으로 일방적인 인사발령, 심지어 대기발령한다는 소문까지 들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이미 카메라기자들로 구성된 영상취재부를 흔적도 없이 해체시켰다”며 “보도본부의 경우 ‘배제를 위한 부당인사’와 ‘대규모 경력 채용’으로 인적구성을 아예 바꾸려 하고 있고 시사ㆍ교양 부문은 아예 조직을 없애버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사측에 노사협의회 개최를 촉구했다. 지난 14일 이미 사측에 요청한 상태다. MBC본부는 “조직개편과 인력배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업무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회사는 개편안 확정 이전에 그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협의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구성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는 졸속 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강행한다면 그 부당함을 지적하고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사측 관계자는 “해당 부서의 관계자와 임원 외에는 발표 시점까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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