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의 배신

제288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 서울경제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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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강광우 기자

한 커플이 한 방으로 들어간 상황을 축구해설위원 차범근씨와 개그맨 정성호씨가 해설한다. 여자는 자기가 그린 선만 넘어오지 않는다면 결혼해주겠다고 얘기한다. 차 해설위원은 이 같은 상황이 주가가 떨어져도 정해진 한계선까지 내려오지 않는다면 약속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은 “참 쉽죠.”


최근 한 증권사가 ELS를 재미있고 쉽게 소개한 TV광고다. ELS의 실체를 알고 나면 참 무서운 광고다. ELS는 쉽지 않다. ELS는 기본적으로 옵션에 투자하는 파생상품이다.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는 ELS의 구조를 자체적으로 설계하지 못한다. 그 구조가 복잡해 외국계 증권사가 설계한 것을 돈을 주고 사용한다. 그런데 증권사는 자신들도 구조를 모르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며 ELS를 70조원이나 넘게 팔았다.


ELS는 투자자들을 배신했다. 전·현직 전문가들에게 ELS에 대해 물었더니 ‘야바위’라고 했다. ELS를 팔았던 전직 증권사 영업직원은 ‘사기’라고 했다. 


문제를 파악했는데 이 실체를 보여줄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 증권사에 ELS의 수익률을 달라고 하면 잘못된 자료를 줬다. 때마침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연이 닿아 기준을 세워두고 ELS의 수익률을 파악할 수 있었다. 수익률 자료를 토대로 ELS와 관련된 일을 하는 증권사 고위관계자들, 전·현직 직원들을 만나 운용상의 문제점도 지적할 수 있었다.


서울경제신문은 앞으로도 ELS의 이 같은 문제점을 계속해서 지적할 것이다. 깜깜이 ELS 투자의 첫 번째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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