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말말 |
“남북 대화 및 협력에 가장 기초적인 조건은 상호비방 중지”
“언론에 사전예고하지 않고 야간에 살포하면 북한에 빌미 주지 않을 것”
“삼척 원전 반대, 님비현상 아니다”
“5층에서 음식 던져…우리가 강아지 새끼인가?”
“중국어선, 한국의 해경해체 뉴스 치밀하게 분석했을 것” |
지난주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북한이 고사포로 대응하며 남북 간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총탄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 면사무소에 떨어지며 인근 마을 주민들은 방공호에 대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이 상충하고 있다.
김학용 경기도 연천군 횡산리 이장은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평상시에도 인접 군부대에서 사격을 했는데 그날은 총소리가 컸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리면서 실탄이 날아오는 바람에 주민들이 상당히 불안에 떨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접경지역 주민들 대다수가 비슷한 의견일 것이다.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민간단체들이 임의대로 전단을 날리지만 저희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실정”이라며 “대북 전단을 뿌리면 실탄이 날아오는 것은 가장 가까운 우리 지역이다. 휴전선까지 약 1km, 이북까지 3km밖에 안 된다. 지금 1년 농사를 지어왔는데 추수기에 곡식을 못 거두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해 주민들로서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만에 하나 백령도 사태처럼 될까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제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북 전단은 북한 인권과 민주화운동 차원에서 외부에 진실을 알린다는 목적”이라며 “국제사회에서도 북한 인권운동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제법과 국내법 위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 전단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력으로 협박하는 게 아니라 자국 내 인터넷을 허용하면 된다”며 “언론에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뿌린 전단 중 10%도 도달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라며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군사적 물리력이 집중돼 있는 최전선을 넘나들기 때문에 위험성이 있다. 지난 2004년 6월 남북 2차 정상급 회담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모든 선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정전협정 위반 가능성도 있으며 국민의 안전에도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격전까지 벌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북 전단을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하 의원은 “공권력으로 제재한다면 민주화운동 탄압국으로 오명을 입게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 사회로 전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위협이 있다고 우리가 공들여 쌓은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릴 것인가. 전단을 뿌리는 사람들은 북한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 유신시절 목숨 걸고 민주화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주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민간단체들도 최대한 자제를 해야 한다”며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활동은 오래 갈 수 없다. 그간 언론에 알리면서 너무 요란하게 살포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단 살포는 진실을 알리기 때문에 남북 주민들 간 화해협력에 기여하고 있다”며 “사회협력이 진실에 기반 하지 않고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불필요한 대북전단 문제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남북관계 화해협력을 하자고 하고 총리와 북측인사 3명이 회담까지 해 놓고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상책은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정치권에서 논의하고 정부가 방안을 만들어내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접경지역에 사는 이들이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북한 포탄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것은 당치 않다”며 “정치권이 책임지고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탈북자들의 심정을 조금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탈북자들은 고향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고,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실 북한 당국의 대응은 대북전단 살포가 아프다는 반증”이라며 “탈북자들이 신중을 기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한이 요구한다고 그만둘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북한 주민을 향해 외부 소식을 알린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불안을 줄 수 없다는 마음도 따라야 하 것”이라며 “야간에 하거나 민가가 전혀 없는 지역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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