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말말 |
“박근혜 대통령, 국회 방문해 여야와 세월호법 회담 가져야”
“행정부가 의회에 우위 지니는 상황에서 불체포특권 필요…하위법률 개정해 남용 방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악용 발생…일률적 규정문제, 법률 개정 필요”
“황폐화된 일반고로 회귀? 입시위주 교육은 ‘어불성설’”
“특정학교에 우수 학생 몰아주기…다양화가 아닌 특권화에 불과” |
온 가족이 함께하는 추석을 앞두고 여전히 슬픔 속에 갇힌 이들이 있다. 아직도 찾지 못한 세월호 실종자 10명의 가족이다. 세월호 사고 142일째인 5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는 5개월여째 진도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연결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진도체육관에는 7가족, 팽목항에는 2가족 등 10명이 생활하고 있다. 일반인 실종자인 이영숙씨의 아들 박경태씨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어머니의 마지막 얼굴이나 손이라도 온전히 남아 있어서 만져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라며 “하루하루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 많이 힘들다. 사고 초기에 지원되던 물품이나 관심이 확 줄어든다는 게 느껴질 때마다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명절은 없다. 진도에서의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 실종상태인 단원고 학생 황지현양의 아버지인 황인열씨는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140일 동안 기다리면서 가슴에 피멍이 들고 매일 눈물과 함께 살고 있다”며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 명절, 100일, 150일 이런 정해진 날짜들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실종자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지난 7월 18일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더 이상 아무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황씨는 4월 말부터 딸을 찾기 위해 셀 수 없이 바지선을 탔다. 황씨는 “매일 바지선을 타는데 요즘 며칠은 날씨가 안 좋아서 피항을 했다”고 말했다. 박경태씨도 “수색은 하고 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 배 내부가 많이 약해져 무너지고 뻘이나 자갈들이 내부에 쌓이다 보니 작업여건은 예전보다 더 나빠졌다”며 “태풍이나 풍랑이 빈번하게 발생하며 날씨도 안 도와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박씨의 어머니인 이영숙씨는 제주도에 이삿짐을 싣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씨가 지난해 제주도로 이사를 갔는데, 내년부터 박씨도 제주도로 발령을 받아 같이 살려고 인천에 있던 이삿짐을 옮기며 준비하려 한 것. 박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산 지 오래돼서 이번에 같이 제주도에 살면 등산이나 자주 하고 지내자고 했는데 앞으로 그러지 못하니까… 마음이 더 아프다”며 “떨어져 살며 어머니가 제게 밥 한번 해주기가 어려웠는데 밥해주실 때마다 잘 먹는 모습을 보고 참 좋아하셨던 것들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들의 사정도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다. 특히 황지현 양은 시험관 아기로 어렵게 얻은 외동딸이다. 황씨는 “늦둥이다. 결혼을 90년에 했는데, 아이 생년월일이 97년”이라며 “거의 8년 동안 애가 없다가 생긴 아이인데 사고로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박씨도 “시험관으로 얻은 유일한 딸인 지현양이 지금 실종상태인데 그 부모님들이 매일 아침마다 팽목항 바다 앞에 지현이에게 먹으라고 밥을 가져다준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아프다. 빨리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나간 시간에 아쉬움밖에 남지 않는다. 황씨는 “제가 회사를 다니다보니 시간을 짬짬이 내어줄 수가 없었다”며 “이렇게 명절 때나, 휴가 때나 시간을 많이 가졌는데… 작년 추석에도 영화를 보고 송편을 같이 만들었는데 이번 추석에 그것이 굉장히 그리울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바다 너머 지현양에게도 한마디 전했다. 황씨는 “이제 날씨도 추워지는데…바다가 얼마나 좋아서 안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더 춥기 전에 깊은 바다 속에서 떨지 말고 엄마아빠에게 왔으면 좋겠다”며 “사랑했는데, 더 사랑해 줄 수 없는 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황씨는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일어나면 가족 아닌 사람들을 챙기기 바쁘고, 없으면 전화해서 서로 찾는다. 극도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며 “건강을 잃어버리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딸을 데려갈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열심히 먹고 있고, 건강을 잘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는 “제발 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황씨는 “정치적인 당리당략에 의해 세월호가 잊혀지고 각 정당의 이익에 의해 세월호를 묻어버리려 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4월 16일이라는 날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말 끝까지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며 “책임질 사람들, 정말 책임 질 부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도 “세월호 특별법은 안전사회를 만들자는 당연한 의제인데 왜 여야가 이렇게 싸우고 국민들은 그만하자는 취지의 말을 하는지 참 답답하다”며 “아직 진도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실종자들이 남아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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