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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기자대회가 19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 31층에서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과의 만찬을 끝으로 폐막했다. | ||
‘한반도 평화통일과 글로벌 저널리즘’을 주제로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2회 세계기자대회(World Journalists Conference)가 20일 막을 내렸다. 5박6일간 열린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50개국에서 온 기자 100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계기자대회의 화두는 한반도 평화였다.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세계 각국 기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기자 선언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를 지지했다. 선언문에는 △화해와 상호 신뢰에 기반한 남북한 공동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 지지 △남북한 대화단절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 표명과 대화국면 조성 공감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호전적 수사 자제 △6자회담 관련국의 외교적 노력 지속 촉구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같은날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도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북한을 제외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 기자들이 토론자로 나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러시아 코메르산트 신문의 정치평론가 세르게이 스트로칸은 “미국과 러시아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이미 기능이 상실된 6자회담이 더 무력해지고 있다”며 “북한에 맞서 우리의 노력을 결집해야 하며 북한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샤오휘 왕 중국 인터넷신문중심 부국장도 “오랜 분단으로 인한 장애물이 많이 남아 있지만 한반도는 통일돼야 한다”며 “6자회담을 재개하고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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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2014 세계기자대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기자들이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기자들은 17일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해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직접 목격했다. 공동경비구역(JSA) 내 판문점에 도착한 65명의 기자들은 한걸음 떼면 맞닿을 것 같은 건너편 북한 초소를 바라보며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막연히 위험하리라고 생각한 대치 현장의 평화로운 모습에 일면 놀라워하기도 했다. 호주 언론예능예술협회(MEAA)의 필리파 앤 맥도날드 부회장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중대한 문제를 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분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건 슬픈 현실”이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JSC TV 채널의 데니야르 라마자노프 기자는 “위험한 지역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평화로웠다”며 “놀랍고 흥미로운 역사”라고 말했다.
18일에는 천년 고도 경주로 이동해 1박2일간 한국의 문화유산 현장을 취재했다. 기자들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양동마을과 불국사, 그리고 경주국립박물관을 방문해 한국 전통 문화의 숨결을 느꼈다. 경주보문단지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 부채춤, 가야금 병창, 판소리 등 전통공연에 연신 감탄하며 카메라를 꺼내들고 촬영하기에 바빴다. 앞서 17일에도 창덕궁과 K-POP 홀로그램 공연장인 클라이브(Klive)를 잇달아 방문하며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동시에 접했다. 고즈넉한 창덕궁의 분위기에 취해 있던 기자들은 홀로그램 공연장에서 콘서트의 열기에 빠져 또다른 한국 문화에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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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경북 경주시 코모도호텔 반월성에서 열린 세계기자대회 두 번째 콘퍼런스 ‘글로벌 미디어 시대의 지구촌 재난과 휴머니즘’에서 사회를 맡은 심재윤 코리아타임스 편집부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 ||
18일 경북 경주시 코모도호텔 반월성홀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시대의 지구촌 재난과 휴머니즘’ 콘퍼런스에서는 전 세계적 화두인 SNS 등 소셜미디어 파워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기자들은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뉴미디어와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한 각 언론사별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영국 BBC 대니얼 존 데이먼 BBC월드서비스 진행자는 “디지털 신기술은 여러 측면에서 영국의 방송 매체에 영향을 미쳐왔다”며 기자들이 내부 비디오 서버에 모바일 접속을 할 수 있게 해주는 BBC 자체 앱스토어(Appstore), 스크립트 작성과 통신사 전송을 할 수 있는 전자뉴스제작시스템(ENPS) 등을 소개해 이목을 끌었다.
국내 기자들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에서 언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SNS 등을 통해 해외 언론의 소비가 높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최미애 영남일보 기자는 “국내 네티즌은 해외 언론에 관심을 갖고 SNS를 통해 해외 언론의 보도를 공유했다. 해당 나라나 지역의 독자·시청자가 아닌 세계 전역의 독자를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처럼 강력한 무기는 더 조심스럽게 사용해야한다. 전 세계 독자가 지켜보고 있는 만큼 내용에 대한 책임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에는 각종 특강과 만찬도 진행됐다. 19일 변추석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기자대회 고별 만찬에서 “서울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활기를, DMZ에서는 남북의 긴장감과 평화의 소중함을, 경주에서는 또 다른 한국의 매력을 발견했길 기대한다”며 “한국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안고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 이인선 경상북도 정무부지사와의 만찬과 조태용 외교부 차관,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유현석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특강도 진행됐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세계기자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준 모든 기자들과 관계자들에 감사하다”며 “한국과 한국기자협회를 잊지 말고, 한국을 경험한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 널리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기자협회는 앞으로 매년 세계기자대회를 개최해 한국을 알리고 한반도의 통일과 통합, 소통과 화해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독도 방문은 당일 아침 해무로 인한 기상 악화로 결국 무산됐다. 외국 기자들은 독도 방문에 한껏 기대감이 높았지만 안전상 문제로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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