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청 신설, 임기응변 불과"

[4월21일 아침 라디오시사프로그램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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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재난 관리에 대한 사고 수습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 재난청 신설 얘기?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것.”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재난청 신설을 검토 중인데 대해 가장 우려된다고 비판하며 한 말.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자기 몸에 불이 붙었다, 그러면 저쪽에서 자꾸 물어볼 거 아닙니까. 지금 어떤 상태입니까, 물어보면 내 몸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보고를 할 게 아니고 불을 꺼야 되잖아요. 자기 몸에 붙은 불을.”
-세월호가 침몰해 가면서도 승객 대피 등 사고 수습은 하지 않고 진주관제센터와 31분간 교신만 하면서 시간을 허비한 것을 두고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가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판하며 한 말.

“자식을 가슴에 묻고 다시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희생되는 학생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렇게 한결같이 외쳐왔는데, 아무 소용이 없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버렸다.”
-지난해 태안에서 발생한 사설 해병대 캠프 고교생 익사 사고로 자녀를 잃은 이후식 유가족 대표가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얼마나 더 큰 희생이 있어야 제대로 된 대책 방안이 수립될 수 있느냐고 정부를 꾸짖으며 한 말.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YTN ‘전원책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우리 국민이 ‘집단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것 같다며 한 말.

“현재 상황으로 보면 조금 연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6·4 지방선거 연기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선거를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한 말.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 사고 수습과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해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되면서 정부와 언론을 향한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 외신들도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이번 사고 수습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관장하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졌으나, 여전히 전문성 없는 관료 중심의 대응 체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국가위기관리전문가인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의 초동 대응 단계부터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일단 전문성이 없는 행정관료들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린 것부터가 패착이었다. 이 교수는 “중대본을 꾸릴 때 관련된 전문가들, 예를 들면 해양수산부나 해양경찰, 구조와 관련된 전문가들로 꾸려져야 하는데 일반 행정관료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현장에서 오는 정보를 가지고 대통령에게 브리핑”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재난 관리 업무의 분리도 일사불란한 대응을 막는 요인이 됐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소방방재청장이 중대본의 차장으로서 본부장을 보좌하도록 돼 있었는데 지난해 개정이 되면서 자연재난은 소방방재청장이 중대본의 차장을 맡게 되어 있고, 사회재난이라고 해서 인적재난과 기반체계 재난의 경우는 안전행정부 2차관이 중대본의 차장을 맡도록 되어 있다”면서 “그래서 재난관리의 총괄조정보다는 재난피해 집계본부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무기력했고, 이 부분은 앞으로 융복합 재난이라든지, 또 다른 재난들이 발생할 경우에는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장 중심이고 정부는 전부 지원하는 체제로 소위 기능적 통합시스템으로 우리도 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미국에선 대통령 앞에서 직접 사인을 해서 자기 의무를 인지하고 평상시에도 늘 어떤 인력이 어떤 장비가 어디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는지 활동하고 있는지를 알았다가 필요시에는 그 현장에서 요청을 하면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지원을 하지 않았을 때는 엄청난 패널티 경고를 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부여당 일각에선 아예 재난청을 신설하자는 주장이 나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교수는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논의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굉장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난상황이나 위기상황에서 관료들이 자기 조직을 키우거나 영향력을 더 늘리거나 예산을 확보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나쁜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지금 이 재난관리에 대한 사고수습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인명을 구조하고, 또 구호를 할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우리가 함께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될까, 이것을 고민해야 되는 상황인데 벌써 재난청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하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도 재난청 신설 주장에 대해 “임기응변적”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우 최고위원은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사건이 아주 복합적이고 제도적인 데에서도 구멍이 많이 비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재난청 신설을 내놓은 건 굉장히 임시응변적이고 제대로 된 고민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현장을 수습해야 되는 단계에 대안부터 내놓는다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집단으로서 옳지 않은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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