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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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관리에 대한 사고 수습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 재난청 신설 얘기?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는 것.”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재난청 신설을 검토 중인데 대해 가장 우려된다고 비판하며 한 말.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자기 몸에 불이 붙었다, 그러면 저쪽에서 자꾸 물어볼 거 아닙니까. 지금 어떤 상태입니까, 물어보면 내 몸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렇게 보고를 할 게 아니고 불을 꺼야 되잖아요. 자기 몸에 붙은 불을.” -세월호가 침몰해 가면서도 승객 대피 등 사고 수습은 하지 않고 진주관제센터와 31분간 교신만 하면서 시간을 허비한 것을 두고 김길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가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비판하며 한 말.
“자식을 가슴에 묻고 다시는 어른들의 잘못으로 희생되는 학생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렇게 한결같이 외쳐왔는데, 아무 소용이 없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버렸다.” -지난해 태안에서 발생한 사설 해병대 캠프 고교생 익사 사고로 자녀를 잃은 이후식 유가족 대표가 SBS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얼마나 더 큰 희생이 있어야 제대로 된 대책 방안이 수립될 수 있느냐고 정부를 꾸짖으며 한 말.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YTN ‘전원책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우리 국민이 ‘집단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것 같다며 한 말.
“현재 상황으로 보면 조금 연기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6·4 지방선거 연기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선거를 연기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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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엿새째. 사고 수습과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생존자도 구해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 되면서 정부와 언론을 향한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이 극도로 커지고 있다. 외신들도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이번 사고 수습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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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가 직접 관장하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꾸려졌으나, 여전히 전문성 없는 관료 중심의 대응 체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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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위기관리전문가인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의 초동 대응 단계부터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일단 전문성이 없는 행정관료들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린 것부터가 패착이었다. 이 교수는 “중대본을 꾸릴 때 관련된 전문가들, 예를 들면 해양수산부나 해양경찰, 구조와 관련된 전문가들로 꾸려져야 하는데 일반 행정관료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현장에서 오는 정보를 가지고 대통령에게 브리핑”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재난 관리 업무의 분리도 일사불란한 대응을 막는 요인이 됐다. 이 교수는 “과거에는 소방방재청장이 중대본의 차장으로서 본부장을 보좌하도록 돼 있었는데 지난해 개정이 되면서 자연재난은 소방방재청장이 중대본의 차장을 맡게 되어 있고, 사회재난이라고 해서 인적재난과 기반체계 재난의 경우는 안전행정부 2차관이 중대본의 차장을 맡도록 되어 있다”면서 “그래서 재난관리의 총괄조정보다는 재난피해 집계본부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무기력했고, 이 부분은 앞으로 융복합 재난이라든지, 또 다른 재난들이 발생할 경우에는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장 중심이고 정부는 전부 지원하는 체제로 소위 기능적 통합시스템으로 우리도 빨리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미국에선 대통령 앞에서 직접 사인을 해서 자기 의무를 인지하고 평상시에도 늘 어떤 인력이 어떤 장비가 어디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는지 활동하고 있는지를 알았다가 필요시에는 그 현장에서 요청을 하면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이 지원을 하지 않았을 때는 엄청난 패널티 경고를 받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부여당 일각에선 아예 재난청을 신설하자는 주장이 나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교수는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논의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굉장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재난상황이나 위기상황에서 관료들이 자기 조직을 키우거나 영향력을 더 늘리거나 예산을 확보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나쁜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지금 이 재난관리에 대한 사고수습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인명을 구조하고, 또 구호를 할 것이며 앞으로 어떻게 이 문제를 우리가 함께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될까, 이것을 고민해야 되는 상황인데 벌써 재난청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하는 생각 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도 재난청 신설 주장에 대해 “임기응변적”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우 최고위원은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사건이 아주 복합적이고 제도적인 데에서도 구멍이 많이 비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재난청 신설을 내놓은 건 굉장히 임시응변적이고 제대로 된 고민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현장을 수습해야 되는 단계에 대안부터 내놓는다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집단으로서 옳지 않은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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