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계' 인터넷서 30년만에 복간

'디지털사상계' 재창간 준비 분주

김도현, 김삼웅, 권근술씨 등 참여





세종문화회관 뒷편에 위치한 세종아파트 507호. 김도현 대표와 고성광 편집위원장(전 MBC 보도이사) 등 5명의 상근자들이 조촐한 ‘사무실’을 꾸린 곳이다.

이들은 ‘디지털사상계’(www. sasangge.com)를 창간해 인터넷에서 30여년만에 사상계를 부활시키는 데 한창이다.

디지털사상계는 10월 1일 창간준비호라는 문패를 달고 첫선을 보였다. 재창간의 취지는 ‘사상계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양식과 윤리를 갖춘 칼럼과 주장, 인터뷰, 토론, 사회조사, 자료제공 등을 통해 건설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실천하는 지성인들의 참여와 토론의 마당이 되고자 한다’는 것.

정치, 경제, 사회, 통일, 교육, 국제, 문예 등의 메뉴를 통해 다양한 칼럼을 선보이고 있으며 내년 1월중 정식 창간할 계획이다. 현재 2주에 1번씩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고성광 편집위원장은 “김도현 전 사상계 편집인, 권근술 전 한겨레 사장 등과 만나면서 단순한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시시비비를 가리는 새 매체 창간의 필요성을 논의했다”며 재창간 계기를 설명했다. 이후 유족과 기념사업회, 전 사상계 편집진의 동의를 구해 8월 17일 고 장준하 선생 26주기 때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현재 권 전 사장, 임재경 전 한겨레 부사장, 김호준 전 문화일보 편집인,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 등 30여명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70년 5월 폐간한 사상계의 독자들이 대부분 50대 후반~60대라는 점에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가입 회원의 절반 이상이 20~40대여서 몹시 기뻤다”고 말했다. 게시판에도 ‘복간을 축하한다’, ‘사상계 부활에 감사드린다’, ‘54년 이래 독자,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등 격려의 메시지가 적잖다. 18일 현재 디지털사상계 회원은 440여명, 하루 평균 1000~1200명이 방문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묵직한’ 현안에 대해 중립적으로 접근하되 ‘개혁적 보수’, ‘온건한 진보’, ‘부패하지 않은 우익’, ‘현실적인 좌익’의 의견들을 반영해나갈 것”이라며 “사상계의 정신에 어긋나지 않게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사상계가 언론의 ‘어른’ 역할을 수행해나갈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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