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언론상 김남태PD/안종필 자유언론상엔 MBC '미디어비평'
기자협회, 언론노조, PD연합회가 공동으로 시상하는 제7회 통일언론상에 여수 MBC ‘아직도 못다 부른 노래’를 제작한 김남태PD가 선정됐다. 17일 심사위원회는 이 프로그램이 “이데올로기의 사슬에 묶여 침묵해왔던 사람들의 노래를 통해 이념적인 폭력과 이로 인한 무고한 희생의 아픈 과거를 과감하게 밝혀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또 CBS ‘함께 사는 연습’의 이광조·박철 PD와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에서 ‘푸에블로 나포사건’ 등을 제작한 강지웅 PD를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편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성유보)는 제2대 동아투위 위원장을 기려 제정한 제13회 안종필 자유언론상에 ‘MBC 미디어비평’을 선정했다.
안종필자유언론상 2001년도 수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는 “언론개혁의 필요성과 사명, 해결방안 등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으로 언론운동의 방향을 알리고 새로운 매체비평의 장을 연 공로로 ‘MBC 미디어비평’을 수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
“노래 속 사연 통해 분단 아픔 조명”
< 통일언론상 수상 여수MBC 김남태PD>
“빨갱이 죽인 것이 영웅시되는 시절에 부모 형제의 죽음 앞에서 마음껏 울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 상이 그분들의 아픔과 한이 조금이라도 보상받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
‘아직도 못다 부른 노래’로 통일언론상을 수상한 여수MBC 김남태 PD는 “21세기 우리 민족의 화두는 ‘통일’이고, 그 첫걸음은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있다고 생각했다”며 “혼란스러웠던 시기, 함께 불렀던 노래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자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아직도 못다 부른 노래’(2001년 6월 20일 방영)는 해방공간에서부터 6·25 전후 사이에 좌우를 떠나 민초들이 함께 불렀던 4곡의 노래와 그 가사 속에 담겨있는 사연들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부모 형제의 죽음 속에서도 이데올로기의 사슬에 묶여 반평생을 아프게 침묵해온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노래를 통해 왜곡된 현대사의 단면을 조명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 현대사를 다룬 기존의 다큐멘터리가 사건 위주인데 반해 노래를 매개로 개인 가족사를 휴머니즘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점도 차이점이다.
김 PD는 “노래 속에 담긴 사연들을 좇아가면서 처음에 색안경을끼고 보는 사람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여러 차례 설득 작업을 벌여야 했다. 빨갱이 집안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온 그 사람들의 한을 느낄 수 있었다”며 “50분 짜리 프로그램에 그들의 넋과 유가족의 아픔을 제대로 담아 냈는지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건강한 상호비판 언론발전 촉진”
< 안종필 자유언론상 수상 최용익 부장>
안종필자유언론상을 수상한 MBC 미디어비평의 최용익 부장은 “다양한 언론 매체 사이의 건전한 비평문화를 형성하고 정착시킴으로써 매체간의 상호발전을 촉진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며 “이 상을 계기로 미디어비평이 정착되고 매체간 상호비판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MBC 미디어비평(매주 토요일 오후 9시45분∼10시 15분)은 지난 4월 28일 방송사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본격적인 매체비평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언론계의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이 시작된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동아투위가 ‘언론개혁의 방향과 새로운 매체비평의 장을 열었다’는 공로를 인정해 상을 수여한 것은 미디어비평이 당초 취지를 살려 제대로 정착해나가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
최 부장은 “세무조사 국면과 맞물리면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조중동에 대한 비판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지평을 넓혀 언론계의 잘못된 관행이나 보도의 문제점 등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며 “피해의식 때문에 상호비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앙일보의 가판 폐지와 관련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 위해 중앙일보 편집국장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사례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 최 부장은 또 “미디어비평에서 MBC에 대한 자체비판이 이어지자 처음에는 내부반발이 적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그러나 이제는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정착돼가면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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