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말말 |
“평소 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을” “올해 유행할 것으로 예측해 만들었던 백신과 조금 다른 바이러스가 나온 것” “최악의 상황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문제를 대통령이 방치하는 것” “옆구리 찔러 절 받기 비슷하게 됐습니다.” |
중독 예방 관리와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신의진 의원은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 같이 들끓는 반대의견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법안은 지난 4월 달에 입안이 됐는데 그동안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이런 일이 시작되니 어리둥절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 법안의 취지에 대해 “이 법안명칭을 게임중독법이라고 하지만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이라며 “여러 가지 중독의 문제를 보건의료적인 차원에서 치료하고 관리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게임중독법안을 놓고 찬반이 맞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17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광장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열린 전국가족 e스포츠대회를 찾은 시민들이 게임 속 캐릭터 분장을 한 모델들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
신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게임의 중독예방 관리,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고 했지만 지금 반발하는 측에서는 ‘게임중독에 대한 정의 자체가 아직 제대로 돼있지 않고 근거가 미약하다. 도대체 뭘 게임중독으로 규정하는 거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게임 중독이라는 말은 이미 게임산업진흥법에서도 과몰입, 게임중독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적혀있고 여성가족부 법, 청소년보호법에도 인터넷 게임중독이라는 말이 정확하게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법안의 특징은 각 부서별로 산발적으로 흩어져 중독의 폐해를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중앙에 관리위원회를 만들어서 다 같이 의논을 하게끔 만들어 놨다”며 “우리 주변에도 인터넷 게임중독자가 분명히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게임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광고나 판촉을 제한한다면 결과적으로 게임 환경, 산업을 위축시키지 않겠냐는 게 게임업체의 고민이다. 신 의원은 “법안의 그 항목은 핵심적인 내용은 아니다”며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중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 등에 그것을 선언적으로 넣어놓는다”고 지적했다.
게이머들은 ‘우리가 무슨 마약중독자냐’라고 반발하고, 업계에서는 ‘우리가 무슨 마약유통업자나 같은 취급을 하느냐’라고 반발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게임중독의 폐해가 다른 중독에 비견될 만큼 심각하다는 것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일단 중독자가 되면 삶이 다 망가진다”며 “단지 마약은 불법이지만 게임을 평소 재미있게 하는 사람을 그렇게 몰아가려는 건 선동적”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심지어 저희 의원실에 전화하시는 분들 중에 자신이 과거에 게임중독자가 돼서 많은 것을 다 날려버렸다며 법을 꼭 만들어 달라는 부탁도 많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승훈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게임을 규제하겠다고 하는 것과 게임을 중독물로 보겠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게임 규제를 하겠다는 것과 게임 개발자들은 타협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미 게임법에 따라서 학부모가 가정에서 통제를 할 수 있도록 여러 시스템들이 갖춰져 있다”며 법안의 불필요성을 역설했다. 예를 들어 학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을 완전히 못 하게 할 수도 있고, 학부모가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시간만큼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게임법에 따라서 개발돼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만약 정말 학교에 못 갈 만큼 심각한 게임중독 청소년이 있다면 학부모나 담당 교사가 그 게임에 대한 게임법상 담당 조치를 통해서 어떻게든 해결이 가능하다”며 “이런 정책을 만들어만 놓고 활용해 보지도 않고 또다시 이런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자체가 규제 만능주의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게임 중독이라는 예시들은 극단적인 상황들을 이슈화 시킨 것”이라며 “그런 문제가 된 분들을 보면 정상적인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이미 안 좋은 환경에 노출됐다가 마지막에 게임을 한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게임 규제 법안이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 회장은 “최근 2년 전에 셧다운제(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심야시간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라는 게 시행된 이후 전체적으로 산업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상당히 많은 게임 기업들이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이 되면서 해외 기업들에게 M&A가 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저도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입장에서 결국 범법자, 마약 개발자를 양성하는 상황이 됐는데 산업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신 의원은 “게임 중독의 폐해가 심한 사람들을 국가가 잘 관리 해 주면 게임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돼 오히려 관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회장은 “실제 산업 종사자들의 의지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절대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특성상 한번 중독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게 되면 이후에는 더 강력한 규제법으로 연결된다”며 “올 초 이런 이야기 나올 때만 해도 설마 했지만 실제 여당 대표까지 적극 지지하고 나서는 상황이니 저희도 이제는 더 이상 조용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제일 중요한 부분은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며 “그동안 게임산업이 성장한 지 길지 않았고, 정치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게임법에 이미 구현되어 있는 여러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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