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여, 신문을 벗어나 판을 만들어라"

신개념 건강강좌 '헬스오페라' 기획…조선 김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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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기자로 유명한 조선일보 김철중 기자가 최근 ‘기획자’로 변신해 화제다. 조선일보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헬스 오페라(HEALTH OPERA)’가 그의 작품이다. 헬스 오페라는 강연과 공연, 영상, 퍼포먼스가 결합한 신개념 건강강좌로 지난 5일 부산을 시작으로 3개월간 전국 주요 도시를 누비며 열린다.

강연은 김 기자와 홍영재 홍영재산부인과 원장,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이 각각 ‘노후’, ‘건강’, ‘돈’을 주제로 진행한다. 강연 전과 중간, 끝에 101세 일본 현역 의사 히노하라 박사의 장수법 분석, 노년의 복병 낙상 방지와 손 씻기 시범 쇼, 탭댄스, 샌드애니메이션 퍼포먼스, 암을 이겨낸 환우들의 합창공연 등이 결합된다.

이를 통해 노년층에게 삶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각’을 잡아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 기자의 표현을 빌리면 “노년을 위한 영적 부흥회”다.

기존 건강강좌들은 대부분 의사들이 나와서 PPT를 틀어놓고 하는 강의식이다. 김 기자는 이런 방식은 노년층에게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공연을 접목했다. 강연과 공연의 예술적 가치와 연극적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헬스 오페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날로그적 감성에 익숙한 노년층에게 아날로그적으로 다가가자는 발상이다. 앞으로 자리가 잡히면 연극적 요소를 더 강화해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 기자는 헬스 오페라를 기획하고 준비하며 콘텐츠 유통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왜 그동안 바보처럼 기사쓰기에만 매달려 좋은 콘텐츠를 썩혔을까 억울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취재 과정에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좋은 콘텐츠를 보유한 기자들 대부분이 지면에만 갇혀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기도 하다. 과거에 그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앞서 고민을 시작했고 탈출구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동료 기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판을 만들고 키우라”는 것이다. “신문의 위기라고들 하는데 그것이 콘텐츠의 위기는 아니다. 신문기자들이야말로 가장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 콘텐츠를 전달하는 툴을 기사로 한정 짓지 말고 다양화해야 한다.”

헬스 오페라 기획은 의학전문기자로서 오랜 고민의 산물이다. 시중에 넘쳐나는 건강강좌를 뛰어 넘는 내용과 형식 파괴가 필요했다. 홍영재 원장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틀을 만들었고 은퇴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삼성생명을 끌어들여 판을 키웠다. 첫 무대였던 부산 공연에 1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1회 공연에 참가하는 인원만 합창단 25명, 탭댄스팀 7~8명, 퍼포먼스 시연 등 40명이 넘는다. 공연전문 기획팀과 계약을 했다.

김 기자는 “지금은 대규모 무료공연이지만 앞으로 기업체 은퇴자 행사 등 소규모 유료공연도 가능할 것”이라며 “치매, 암, 심장병 등 특정 분야에 특화해 힐링메시지를 던지는 방향 등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신문지면이 좁다며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기자를 신문사는 어떻게 생각할까. 김 기자가 헬스 오페라 계획을 보고했더니 양상훈 편집국장이 무릎을 딱 치며 “바로 그거야”라고 동의했다고 한다. 콘텐츠 생산·유통회사로 자리매김하려는 조선일보에 김 기자의 작업은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조선일보 사보는 최근 김 기자 인터뷰를 실었다. 이대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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