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시청률 돌풍…종편·케이블 판도 달라지나

종편 전환 후 첫 월평균 0.8%대 기록, 6월 이후 YTN 바짝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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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종합편성채널 4사 중 평균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보도채널 시절에도 계속 뒤졌던 YTN까지 바짝 추격해 종편을 비롯한 방송 판도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지 관심사다.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MBN은 8월 평균 시청률 0.83%로 종편 중 1위,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6위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도 0.73%로 종편 1위, 전체 6위를 차지해 이 순위를 두 달째 이어간 것이다. 종편 4사 중 월간 평균 시청률 0.8% 진입은 처음이다.

특히 MBN이 보도채널 당시와 종편 전환 이후 계속 시청률에서 밀렸던 YTN에 8월 약 0.01% 차이로 바짝 따라붙은 것도 주목된다. MBN은 8월 중순까진 월 시청률이 사상 처음으로 YTN을 넘어설 추세였으나 태풍 특보의 영향으로 막판 역전당했다. 일일 평균 시청률을 분석했을 때 31일 중 20일을 YTN에 앞서 MBN 측에선 아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MBN은 보도채널이었던 지난해에 월 평균 시청률이 YTN에 크게는 0.46%포인트 밀렸고 대체적으로 0.2%포인트 가까이 뒤떨어졌다. 종편 출범 이후엔 그 격차가 더 벌어져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엔 0.44%포인트만큼 밀렸다. 그 격차는 점차 좁혀져 6월부터는 MBN이 YTN을 크게 따라잡았다. 차이는 0.01%대로 떨어져 MBN이 바짝 쫓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같은 결과 MBN은 최근 서울 대부분 지역과 일부 경기권에서 채널 번호가 상승하기도 했다. 8월 중순 서울 21개 구와 경기 14개 시에서 채널이 20번에서 18번으로 변경됐다. 이는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의 MBN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는 증거라는 주장이다.

MBN 한 관계자는 “지상파 채널에 가까운 번호일수록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채널은 습관인데 점차적으로 번호가 앞당겨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N은 종편 개국 당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아 종편 중 지상파채널과 가장 먼 번호인 20번을 받았는데 점점 우리 방송이 안정돼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뉴스·예능프로그램 쌍끌이 전략
MBN이 종편 출범 초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지난 1월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은 여러 가지로 분석해볼 수 있다.

내부 요인으로는 종편 중 MBN이 비교적 뉴스, 예능, 교양 등에서 고르게 시청률이 나오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M’(월~금 오후3시)은 지난 8월21일 시청률 2%를 돌파하며 종편 뉴스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상승의 큰 역할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 ‘황금알’(월 오후10시), 교양 프로그램 ‘현장르포 특종세상’(금 오후10시) 등도 2%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보였다.

내부에선 MBN의 장점을 살려 프로그램을 편성한 이유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용수 보도국장은 3월 개편 이후 오후 시간대에 뉴스와 뉴스 심층분석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편성한 것이 시청률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장 국장은 “보도채널 시절 가꿔온 노하우로 오후 시간대에 뉴스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배치해 교양, 예능 프로그램과 시청률 쌍끌이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장 국장은 이어 “올해가 선거의 해라는 것도 덕을 봤다”며“보도채널 시절부터 증권뉴스에 강점이 있었고 매경미디어그룹에 속해 있다는 이미지 때문에 경제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선거의 해를 맞아 정치이슈도 강화한 것이 시청률 상승에 한 몫을 했다”고 덧붙였다. MBN은 오후시간대 방송되는 ‘뉴스M’, ‘정운갑의 집중분석’ 등에서 전문가와의 대담, 뉴스풀이 등을 통해 정치이슈에 심층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념 유연성·타 채널 부진도 영향
타 종편과 비교했을 때 MBN이 특정이념 색깔을 강하게 띠지 않는 점도 시청자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MBN 한 기자는 “타 종편은 시청자들에게 각각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지닌 보수색채를 대변하고 있다는 선입견을 주고, 일부 인사들은 출연 및 취재를 거부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편향된 이미지를 주는 것이 사실”이라며 “MBN은 그에 비해 출연진이 여야, 진보·보수를 망라해 시청자들에게 공정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 같다”고 풀이했다.

더불어 타 종편이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점, YTN이 해직사태 장기화 등으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내부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상파 역시 MBC 뉴스가 신뢰도를 잃고 파행 시비가 계속되고 있고, MBC와 KBS의 시사프로그램이 뒷전으로 밀리는 현실 등이 MBN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시각이 있다.

JTBC·YTN 등 재역전 가능성도
외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MBN 시청률 상승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방송 전문가는 “그래봐야 월 평균 시청률이 1%를 넘지 않는데 종편 시청률 1위가 큰 의미가 있겠느냐”며 “도토리 키재기”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MBN을 비롯한 종편이 대선정국을 이용해 보도 중심으로 가고 있는데, 대선 이후에 대한 편성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보도 위주의 안일한 편성은 대선같은 특수상황에서나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시청률이 나와야 비로소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JTBC가 하반기 론칭하는 드라마의 성적에 따라 종편 판도가 다시 뒤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이에 비해 MBN은 아직 방송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 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둔 것이 없어 한계로 지적된다. 17년 관록을 지닌 YTN이 내부 정비를 마무리하고 재시동에 나설 경우 보도 부문 경쟁력도 진정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내 분위기 고조 “시청률 2% 목표”
어찌됐든 최근의 ‘시청률 돌풍’에 MBN의 사내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9월엔 0.9%, 10월엔 1.0%가 목표이고, 장대환 회장도 계속해서 2%대 안착을 강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3일엔 몇 년 만에 부활한 ‘보도국 호프데이’가 열렸다. 시청률 0.8%대 진입 자축, 올림픽팀 격려, 대선방송을 잘 치러보자는 다짐 차원에서다.

MBN은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시청률 기여상’을 만들어 기자와 PD 등을 격려한다. 매주 월요일 대표이사 주재 간부회의에 앞서 시상식을 갖는다. 2%가 넘는 프로그램의 담당 PD에겐 특별포상도 준다. 보도국 기자들의 경우 일주일 동안의 리포트 누적 시청률을 매겨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기자에게 상금을 수여한다.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나온다. 회사 한 관계자는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며 “시청자와 광고주에게 신뢰를 줘 시청률 상승이 광고매출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MBN의 시청률 돌풍이 방송 판도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정이 남은 셈이다. 양성희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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