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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현 조선경제i 총괄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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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웹사이트를 대대적으로 고치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워드프레스(Wordpress)’라는 CMS(콘텐츠 관리시스템)를 도입해 서울시 웹사이트를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CMS는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 반드시 필요한 플랫폼으로서 언론사에는 뉴스사이트나 뉴스앱을 서비스할 때 디지털 인쇄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서울시가 채택한 워드프레스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로서 전 세계 CMS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유수 언론사가 채택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시가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글로벌 CMS를 과감하게 채택한 것은 서울시가 생산하는 각종 공공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개방하여 누구나 검색하여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서울시는 올 3월 워드프레스 기반 웹사이트를 오픈한 뒤 뜻밖의 현상에 크게 당황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새로운 웹사이트의 콘텐츠들이 잘 검색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비해 외국 검색엔진인 구글에서는 서울시 콘텐츠들이 네이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노출됐다.
서울시 입장에서 이와 같은 네이버 검색 결과는 심각하다. 서울시가 생산하는 공공 콘텐츠들은 시민의 경제, 복지, 문화 생활과 직결되는 공공 콘텐츠들이기 때문이다. 서울 시민 입장에서도 즐겨 사용하는 네이버 검색에서 서울시의 정책 콘텐츠들을 쉽게 찾을 수 없으면 불안하기 짝이 없는 요소다.
서울시가 웹사이트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절실하게 깨달은 것은 검색 서비스 중립의 필요성이다. 즉 서울시가 콘텐츠를 아무리 개방해도 한국에서는 특정 검색서비스를 통하지 않고는 개방 효과가 반감되는 점을 자각한 것이다. 중앙정부 못지않은 예산과 막강한 권한을 지닌 서울시도 네이버라는 장벽을 스스로 넘지 못했다면 다른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언론사와 중소기업의 사정은 오죽하겠는가.
검색 서비스 중립성은 통신업계의 핫이슈인 망중립성을 연상하면 쉽게 그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를 테면 통신업체가 카카오보이스톡이라는 무료 음성통화서비스를 차단하자 다수의 스마트폰 소비자들은 통신업체의 서비스 차별정책에 반대하면서 망중립성을 요구했다.
검색 서비스에서도 반사회적 콘텐츠를 제외한 모든 콘텐츠들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 특히 인터넷이 공기나 물처럼 사회 인프라가 된 상황에서 검색 중립성은 국민의 ‘알권리’와 직결되므로 결코 훼손되면 안되는 가치다.
하지만 국내 검색 수요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의 검색 독과점 구조는 서울시 사례에서 봤듯이 검색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네이버의 의도에 상관없이 네이버 노출 여부에 따라 콘텐츠 전달력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현실 때문이다.
서울시 사례를 계기로 이제부터라도 검색 서비스 중립성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해결책도 함께 찾아야 한다. 먼저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 독과점 지배력을 자체 콘텐츠와 제휴한 콘텐츠를 우대하고 그렇지 못한 외부 콘텐츠를 차별화하는 데 활용했는지를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나아가 기술 혁신과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으로 인해 성립된 독과점 시장을 공익과 공정성 관점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 검색 서비스의 독과점은 뛰어난 기술력과 지속적인 혁신 덕분이라는 네이버 측의 입장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각종 반독점 소송에서 확인됐듯이 기술 혁신과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으로 시장 독점을 시장을 통해 이뤘다고 해도 그런 지위를 이용하여 보편적 서비스를 가로막는다면 공공 규제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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