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호 PD | ||
MBC가 20일 최승호 전 ‘PD수첩’ PD와 박성제 전 노조위원장을 해고했다. 박성호 기자회장을 해고한지 9일 만에 나온 조치로 김재철 사장 취임이후 모두 8명(지역 1명)이 해고 됐다.
MBC는 두 사람의 해고에 대해 ‘불법 파업 참여와 무단결근’과 ‘장소지정 대기발령 불응’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750여명의 조합원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 노조를 비롯해 당사자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 모두 전직 노조위원장을 지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노사관계를 악화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는 게 노조의 분석이다. 최승호 PD는 2003~2004년, 박성제 기자는 2007~2008년에 각각 노조위원장을 맡았다. 각각 시사교양국과 보도국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최승호 PD는 시사교양국의 최고참 PD로 ‘경찰청사람들’, ‘MBC스페셜’, ‘삼김시대’ 등 MBC의 대표적인 시사 교양 프로그램들을 제작했다. 특히 ‘PD수첩’을 통해 2005년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과 지난 2010년에 방송된 ‘검사와 스폰서’ 편을 통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 박성제 기자 | ||
이밖에도 MBC는 김민식 ‘내조의 여왕’ PD(노조 부위원장)와 전흥배 촬영감독, 이중각 ‘PD수첩’ PD에 대해 정직 6개월을 각각 내렸으며, 김재영 ‘남극의 눈물’ PD, 이춘근 ‘PD수첩’ 전 PD, 강재형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정직 3개월을 각각 내렸다. 송요훈 기자에 대해서는 정직 2개월을, 신정수‘나는 가수다’ PD, 홍우석 카메라 기자에 대해서는 정직 1개월을 각각 내렸다.
이번 징계 과정에는 절차적 하자가 수차례 드러나기도 했다. 이중각 PD는 회사 게시판에 이른바 ‘야지’ 놓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이란 중징계를 내렸다. 또 임명현 기자는 권재홍 보도본부장 퇴근 저지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으나 당시 상갓집에 가 MBC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회사 쪽으로부터 사과까지 받았으나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MBC 노사 단체협약 상에 명시된 ‘징계사건과 관계가 있는 자는 징계사건 심의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명시된 데 대해서 이번 인사위원회에는 징계 사유 중 하나인 ‘권재홍 본부장 퇴근 방해’ 당사자인 권재홍 보도본부장이 인사위원으로 참여해 단체협약을 위반하기도 했다.
노조는 “단체협약에는 ‘징계회부사유’를 인사위원회 개최 4일 전까지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뒤늦게 노조의 요구로 통보한 징계 사유에도 일시, 장소 및 행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이렇게 기준도, 사유도 없는 해고와 중징계는 당사자는 물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100명이 넘는 언론인들에게 징계를 퍼부으며 탄압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행위는 ‘대학살’이라는 용어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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