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馬韓이다
제254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 / 전남일보 박상지 기자
전남일보 박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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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7 15: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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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일보 박상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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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6년 나주 복암리 3호분의 발굴은 고고학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영산강 고대문화권이 백제와 다른 독립된 정치 문화체였다는 사실이 학계에 수용된 것이다. 그동안 역사 교과서에는 4세기 중반 백제 근초고왕이 영산강 유역을 정벌, 마한이 소멸된 것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나주 복암리 3호분 발굴을 통해 고고학적 자료는 분명하게 6세기 초엽까지 백제와 다른 정치체를 유지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작 고교 교과서에는 이러한 학계의 연구 성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 또 영산강 유역에 14기나 분포한 일본식 묘제인 전방후원분(또는 장고분)의 피장자 실체에 대한 역사적 고증도 시급했다.
‘이제는 마한이다’를 취재하고 시리즈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한문화를 주제로 교수·연구원·언론인·지방의원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영산강권 공직자와 연구기관이 참여한 ‘일본 역사문화도시 탐방’을 실시해 마한문화와 일본 야요이 문화의 상관성을 추적하기도 했다.
특히 ‘일본 역사도시 탐방’은 요시노가리 역사유적·후나야마 고분·쇼와마을 등에서 마한문화가 일본에 어떻게 흘러갔으며, 일본 자치단체들은 역사단원을 어떻게 지역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동안 지역사는 백제사에 편입돼 있었지만 공주 부여 등 충청권, 익산, 전주의 전북권에 비해 별다른 특징도, 자원도 없었다. 보도가 나간 후 광주·전남의 고대문화가 600년 이상 마한이라는 고대정치체를 중심으로 형성, 유지됐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 영산강 유역을 백제가 아닌 마한 문화권으로 재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빛고을역사교사모임 등 역사학 연구자들은 마한과 관련한 고고학적 성과가 고교 검인정 교과서에 반영돼야 한다며 본격적인 교과서 등재활동을 요구하고 있다.
넉 달 여의 취재·보도를 통해 마한세력에 대한 학계의 논란을 정리하고 지역민은 물론 일본 지역 학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아직 일본식 묘제에 대한 실체를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임나일본부설이 언제 고개를 들 지 모르는 상황에서 영산강 유역에 산재해 있는 일본식 묘제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향후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이 부분은 내게 또 하나의 과제이자 도전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마한이다’의 연장선상에서 일본식 묘제의 실체를 밝히는 기사를 다시한번 써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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