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요, 거기 누구 없나요? 혹시 거기 누구 있으면 내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남쪽바다 제주 강정마을에 사는 구럼비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지난여름 제주 강정마을은 뜨거웠다. 서귀포 옆 작은 어촌마을이 9시뉴스 첫머리를 장식했다. 주민들이 늙은 신부 등 외부세력과 합세해 해군기지 건설을 방해한다는 요지였다. 가차없이 ‘육지경찰’이 투입됐고 38명이 연행돼 7명이 구속됐다.
끝나는 줄 알았더니 일이 더 커졌다. 육지에서 ‘평화비행기’가 뜨고, 제주공항에서 ‘평화버스’가 강정마을로 줄을 이었다. 문화제가 열리고 강정마을은 순례지가 됐다. 놀란 경찰이 급기야 철제 펜스를 쳐 바다로 가는 길목을 차단했다. 이 모든 사태의 배후는 강정마을 앞바다의 너럭바위, 바로 ‘구럼비’였다.
지난 7월, 8월, 9월 3개월을 강정마을에서 산 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가 마을주민과 외부세력을 인터뷰한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를 펴냈다. 사진가 노순택씨가 생생한 사진을 보탰다. 길위의 신부 문정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강정마을을 응원한 여균동, 강정마을 회장 강동균, 프랑스에서 온 마음치료사 뱅자맹 모네, 대만 평화운동가 왕에밀리 등의 사연 16편을 담았다.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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