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를 버리자" 모바일 유료화 실험

'한겨레 가판대' 5만5천건 내려받아
중앙일보 'e-북 저널리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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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패드로 ‘한겨레 가판대’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한겨레 미디어전략연구소 제공)  
 
한겨레, 중앙일보 등 각 언론사들이 온라인 콘텐츠시장에서 유료화를 추진하고 나서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지난달 9일 첫 선을 보인 ‘한겨레가판대’ 앱(아이폰·아이패드용)을 통해 유료화를 시작했다. 이 앱은 한겨레신문사가 만드는 신문과 잡지를 종이매체 형태 그대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내려 받아 볼 수 있게 했다.

한겨레신문을 구독하기 위해서는 2.99달러(약 3450원)를 지불하고 6일치를 구매해야 한다. 종이 매체를 보고 있는 정기독자(신문은 자동이체 독자에 한함)에겐 인증을 거쳐 무료로 제공한다. 한겨레21은 2.99달러(약 3450원),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8.99달러(약 1만300원), 경제전문지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9.99달러(약 1만1500원)를 받는다.

지난 한 달 동안 한겨레 가판대 앱을 설치한 사람은 5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18일 현재 앱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국내 뉴스부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한겨레 앱은 인기가 높다.

한겨레 미디어전략연구소 함석진 소장은 “앱을 무료로 할 경우 유료독자들이 무료매체로 넘어오기 때문에 이를 방어하기 위한 차원에서 유료화를 했다”면서 “향후 패키지 판매나 장기구독 할인 등을 통해 기존독자들의 만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18일 ‘e-북 저널리즘’ 서비스 ‘J 키오스크’를 들고 나왔다. ‘J 키오스크’는 중앙일보 신문 콘텐츠의 유료화와는 별개로 △언론사가 축적한 유서 깊은 자료 △시대적 이슈나 인물에 대한 기자와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 △현직 기자들의 개인 저작 등을 내용으로 한다.

중앙은 이를 위해 올해 1월부터 기획, 4월 서비스 준비에 착수했다. 온라인중앙일보가 제작하고 KT올레e북이 위탁판매를 한다. e북을 읽으려면 웹에서 중앙일보로 접속, ‘J키오스크 PC뷰어’를 설치한 후 KT 올레에서 책을 구매를 해야 한다. 그 이후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olleh ebook’ 앱을 내려받으면 PC에서 구매한 e북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볼 수 있다.

중앙에서는 ‘e북 저널리즘’이 전문직으로서 기자의 장점을 살리고 언론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택환 미디어전문기자가 쓴 e북 ‘안철수는 바람개비’ (3000원)가 대표적이다. 범야권 대권후보로 떠오른 서울대 안철수 교수를 95쪽 분량으로 분석했다. 300쪽이 넘는 기존 책과 다르고 신문에서 전달하지 못하는 ‘심층 저널리즘’을 100쪽 내외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선희 온라인편집국장은 “그동안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 담론은 형성됐지만 실제로 무료로 하기에는 무료대체제가 많아 쉽지 않았다”면서 “고민 끝에 ‘책은 돈을 내고 사서 본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e북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 판단해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 국장은 “e북 수익금은 회사와 기자가 50대 50으로 나눌 것”이라며 “기자가 글만 쓰고도 먹고살 수 있는 시대를 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타 언론사들도 온라인 유료화에 고민에 빠졌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 명에 이르지만 웹에서 시작된 무료화로 인해 타 플랫폼을 유료화시키는 데에 애를 먹고 있다. 경향신문 디지털뉴스부 박래용 편집장은 “현재는 콘텐츠 홍수시기라서 유료화를 섣불리 추진하기는 어렵다”면서 “수용자 증대속도에 맞춰 유료화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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