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군 위안부'라니, 어디서 이런 망발을…
한국기자협회 온라인칼럼[엄민용의 우리말글 산책]
|
 |
|
|
|
▲ 엄민용 경향신문 엔터테인먼트부 차장 |
|
|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을 꼬박 모아 두었다가 장학금으로 내 놓았던 종군 위안부 할머니가 뒤늦게 국민포장을 받는다.”(뉴시스 2011년 6월 29일)
“박물관은 종군 위안부의 역사와 정대협의 활동을 보여주는 메인 전시실과 현재 세계의 전시 성폭력 현황을 전하는 평화홀을 비롯해 기획 전시실과 자료실, 추모공간 등으로 구성된다.”(쿠키뉴스 2011년 7월 21일)
위의 예에서 보듯이 언론에서 ‘종군 위안부’라는 말이 아직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어느 블로그에는 “정신대로 쓰지 말고 종군 위안부로 쓰자”고 강변하는 글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부르는 것은 정말 못돼먹은 짓입니다. 제가 조금 격한 표현을 썼지만, 정말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됩니다.
일본은 1930년대부터 1945년 패망하기까지 한국, 중국, 필리핀 등지의 여성들을 전선으로 끌고 가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여성의 고결함과 순결함을 유린한 일본은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들을 ‘정신대(挺身隊)’라고 불렀습니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부대”라는 뜻이지요. 즉 ‘정신대’는 역사 왜곡을 위해 만들어진 말로, 절대 써서는 안 됩니다.
‘정신대’와 함께 널리 쓰이는 ‘종군 위안부(從軍慰安婦)’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대를 따라 전쟁터로 나감” 또는 “전투 목적 이외의 일로 군대를 따라 같이 다님”을 뜻하는 종군(從軍)은 ‘종군기자’의 쓰임에서 알 수 있듯이 “자발적으로 군을 따라 다님”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정신대’와 ‘종군위안부’ 모두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인 것입니다.
현재 ‘정신대’ ‘종군 위안부’에 대한 공식 용어는 한국과 중국 등 한자문화권의 경우 ‘일본군 위안부’로 삼고 있습니다. 유엔 등 국제기구를 포함한 영어권에서는 ‘일본에 의한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로 쓰고 있고요.
엄청난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일본인들이 만들어 낸 ‘정신대’나 ‘종군 위안부’라는 말로 또다시 상처를 안기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엄민용 경향신문 엔터테인먼트부 차장>
엄민용 경향신문 엔터테인먼트부 차장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