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도 '침묵하고 비틀고'

KBS·SBS, 일방적 홍보…동아·조선, PD수첩 흠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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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이 17일 김재철 사장의 방송보류로 결방됐다가 24일 방영된 가운데 4대강 문제에 침묵하는 언론의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에선 “MBC PD수첩처럼 신랄한 고발을 하지 못한 언론인들은 모두 반성해야 한다”는 질타도 나왔다.

정부시책 홍보·단순 보도
실제로 일부 지상파 방송사들은 올해 들어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충실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BS가 대표적이다. ‘KBS의 4대강 보도는 김인규 사장 취임 전과 취임 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 김 사장 취임 전인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KBS가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 기사를 종종 다뤄왔기 때문이다. 또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비중 있게 소개하기도 했다.

‘심층취재-“4대강 정비사업 소하천부터 살려야”’(2009년 4월20일), ‘심층취재-환경 파괴하는 한강 잇기 사업’(2009년 3월14일), ‘4대강 보, 멸종위기 동식물에 악영향 우려’(2009년 8월6일), ‘4대강 환경영향평가 협의, ‘졸속’ 논란’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2009년 11월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종종 나오던 비판기사는 사라지고 ‘공방’이나 ‘일방적 홍보’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은 수질 악화 아닌 개선”’(2009년 11월28일), ‘정몽준 “4대강 사업 반드시 필요”’(2009년 12월28일) 등 정부 방침을 소개하는 기사가 다수 눈에 띈다.

KBS는 현장을 고발해야 할 르포 기사의 초점을 4대강 사업의 공사 진척도에 맞추기도 했다.(‘르포-4대강 공사 진척률 18% ‘속도전’’(6월16일))

환경단체 회원들이 고공농성을 하던 지난 11일에는 ‘정부, “농성 등 반대 불구 공사 예정대로 진행”’이라는 기사만을 내보냈다.

SBS도 최근 ‘4대강 주변 ‘여의도 53배’ 생태공간으로 재탄생’(8월 11일) 등 정부 시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는 KBS조차 단신처리한 기사지만 SBS는 조감도까지 활용해 녹지대와 자전거길 등이 조성된다며 정부 방침을 자세히 소개했다. 실현 가능성 및 논란 등에 대해선 전혀 다루지 않은 일방적인 국정 홍보기사였다.

이 밖에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4월23일 4대강 사업 구간인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내양리 일대에서 물고기 1천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사건을 보도하지 않거나 축소보도하는 등 4대강 사업 감시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본질 벗어난 물타기 보도
일부 보수신문들은 ‘MBC PD수첩 결방 사태’의 본질인 경영진의 편집권 침해에서 벗어나 정반대의 목소리를 전하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조선 동아 등 보수신문들은 23일 이상로 MBC 공정방송노조위원장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글을 크게 다뤘다. MBC PD수첩의 4대강 보도가 정당한 고발 보도가 아니라 편견에 의해 제작된 저작이라는 정치성을 띤 일방적인 주장이다.

동아일보는 24일자 12면 ‘“MBC, 4대강 사업 부정적 측면만 강조”’, 조선일보는 ‘MBC PD들 “PD수첩 결방 계속땐 제작 거부할 것”…공정방송노조 “MBC가 대한민국 망하게 할 수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PD수첩 비난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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