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신문에서 한자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 오랫동안 한문교육이 홀대를 받은 끝에 빚어진 결과다. 학교에서 한문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한자를 모르는 이들이 늘고, 그런 독자들을 핑계 삼아 신문에서 한자를 몰아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우리 말의 약 7할이 한자말이다. 따라서 한자를 알지 못하면 우리말글을 제대로 쓸 수 없다. 한자를 몰라 잘못 쓰는 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쑥맥’이다.
사람의 어리석음을 가리킬 때 흔히 ‘쑥맥’이란 말을 쓰는데, 이는 바른말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순우리말인 것으로 알고 있는 ‘쑥맥’의 바른말은 한자말 ‘숙맥(菽麥)’이다. ‘숙맥’은 ‘숙맥불변(菽麥不辨)’과 같은 말로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리 분별을 못하는 모자라고 어리석은 사람”을 뜻한다. 菽은 ‘콩 숙’이고, 麥은 ‘보리 맥’이다.
결론적으로 菽麥不辨이란 한자말을 안다면 ‘숙맥’을 ‘쑥맥’으로 쓸 리 없을 터이다. 우리말글을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쓰기 위해서는 한자 공부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한국교열기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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