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돔배기 파동
제235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대구방송 서은진 기자
대구방송 서은진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2010.05.26 13:57:09
|
 |
|
|
|
▲ 대구방송 서은진 기자 |
|
|
전통에 맞서는 일은 엄청난 고난과 반발이 뒤따른다. 선조들이 물려주신 고유의 생활방식은 한 민족이나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은 특별한 비판이나 검증 없이 되물림되는 약점을 안고 있다.
‘수은 돔배기 파동’을 취재하면서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영남 지역 주민들이 독성 중금속인 수은이 다량으로 든 돔배기, 즉 상어 고기 섭취로 수은 중독이 우려됐지만 환경부와 관련 지자체는 전통음식이란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또 돔배기를 파는 상인들은 매출 감소를 이유로 강력하게 반발했다. 공교롭게도 이 글을 쓰는 취재기자의 고향이 돔배기 주산지여서 말할 수 없는 심적인 부담도 컸다.
하지만 진실은 전통보다 힘이 더 셌다. 상어 고기와 혈중 수은 농도 간의 상관관계를 밝힌 환경부의 정밀 보고서를 입수하는 등 끈질긴 보도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려 5세기부터 돔배기를 먹고 시나브로 수은에 노출된 지역민들도 대책 마련에 동감했다.
그리고 환경부 등 7개 관련 기관이 이례적으로 2012년까지 영남 지역을 대상으로 수은 노출 실태를 조사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조사팀을 꾸리는 작업이 진행하고 있다.
수은에 특히 치명적인 영향을 받은 임신부와 영유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상어 등 대형 어류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지만 우리 정부로선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돔배기 취재진에겐 정부 조사 3년을 충실히 기록하고 비판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겨졌다.
기자생활 3년 만에 큰 상을 탔다. 함께 취재한 박철희, 김태영 선배 덕분이다. 무엇보다 사회부 막내 기자의 심층 취재를 이끌어주신 김태우 부장님을 비롯한 사회부 선배들의 희생과 배려가 수상의 밑거름이 됐다.
더불어 이번 취재를 하는 동안 숨은 곳에서 결정적인 제보와 자료를 제공한 수많은 취재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하며 대형 어류를 통한 중금속 노출 문제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전력을 다해 취재할 것을 다짐한다.
대구방송 서은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