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개편 충격, 반성의 기회로

[컴퓨터를 켜며]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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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지난 2일 뉴스캐스트를 개편했다. 도입 1년 만의 조치다. 언론사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이른바 가십 위주의 편집을 하고 있고 이용자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아 불가피했다고 네이버는 주장하고 있다.

개편안이 시행된 현주소는 어떨까. 한 주 동안 언론사 트래픽 동향을 살펴보면 개편 전보다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터넷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이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트래픽은 20~50%가량 감소했다. 특히 아이뉴스24, 이데일리, 뉴시스 등 온라인 중심의 언론사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언론사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트래픽이 떨어지면 언론사들의 광고도 동반 하락한다. 벌써부터 광고주와 계약 시 맺었던 트래픽 수치를 채우지 못해 난감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번 개편의 핵심 문제는 네이버가 주제별 편집으로 바꾸면서 언론사의 자율 편집이 제한됐다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래픽과 광고에 가려 이는 부차적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개편안이 추진될 당시에 이런 상황에 대해 이미 우려를 제기했다. 네이버도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으나 실제로 언론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는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시행 직전에 롤링 서비스 제공 언론사를 13개에서 43개로 늘리는 등 사전에 충분한 협조를 구하지 않았다. 언론사들은 “제기한 문제 중 어느 것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토로할 정도다.

물론 언론사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지난 1년은 네이버뿐 아니라 언론사들의 시험대이기도 했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기사 위주의 편집이라는 비판에 언론사들은 “어쩔 수 없다”며 쓴웃음을 짓기 일쑤였다. 과연 방법이 없었을까. 네이버에 대응할 만한 대표성 있는 조직을 꾸리지도 못했고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자율 감시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았다.

양측의 공방 속에서 이용자 편의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용자는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논란의 삼각 축의 하나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네이버와 온라인신문협회가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이들의 협상 테이블에서 이용자에 대한 논의는 얼마나 진행됐을지 의문이 든다.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뉴스캐스트가 논란이 되는 게 두려울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보상을 하고 언론사의 콘텐츠를 사용하고 있는데도 왜 눈치를 봐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책임이 네이버에는 있다.

나아가 언론사들도 포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반성하고 뉴스룸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언론이 스스로 혁신하지 않는다면 포털의 지배에 휘둘리는 역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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