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발언 어떻게 나왔나

"밥 먹으며 한 사담…정치적 의도 없었다"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의 ‘언론과의 전쟁선포’ 발언이 신문지면을 달구고 있다.

8일 밤 전화 인터뷰에서 노 장관은 ‘전쟁 선포’ 발언에 대해 “그런 말 안 한 것 같은데 나중에 공보관에게 물어보니 했다더라”며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이 날 통화에서 노 장관은 “정정당당하게 보도하고 정정당당하게 세무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발언에 대한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어떤 의도가 있어서 나온 말인가.

“의도라기 보다는, 대정부 질문에 대해 얘기하다가 나온 얘기다. 기자들과 식사자리에서 한화갑 총재 연설을 칭찬했더니 이회창 총재 얘기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공당의 지도자가 세무조사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얘기를 하다가 ‘세무조사가 잘하는 것이냐’ ‘몇몇 언론을 표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공격이 있었고 정치적 의도 여부를 두고 시비가 붙었다. 평소에 언론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말했을 뿐이다.”

-‘전쟁 선포’발언에 대한 신문의 반박이 잇따르고 있는데.

“자기들 문제만 나오면 평행감각도, 논리도 없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게 언론 아니냐.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왜 ‘오프더 레코드’를 걸지 않았나. 발언의 사회적 파장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는지.

“밥 먹으면서 한 사담이다. 보도되리라고는 예상 못했고 오프를 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공식적인 자리였다면 나도 표현을 정제해서 썼을 것이다.”

-기자들이 공보관에게 ‘기사 쓴다’고 했을 때도 별 만류가 없었다는데.

“기자들이 기사를 쓰고 있는데 쫓아다니면서 말릴 정도로 초라해지고 싶지 않았다. 공보관에게 ‘말려 보라’는 얘기 정도만 해두고 말았다.”

-언론 개혁에 대한 논의가 민감한 상황이다. 주무부처도 아닌 해양수산부의 장관의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듣는 사람이 판단할 문제다. 사담은 사담으로 들었어야 한다. 이건 신의의 문제다. 신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스톱 치다가 한 얘기도 기사로 쓸 것인가. 적어도 해양수산부 출입기자들과는 앞으로 사담을 나누지 않을 생각이다.”

-이번 발언으로 당이나 청와대에서 다른 언급이 있었나.

“전달받은 바 없다.”

-발언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도는 조금불만스럽지만 내가 한 얘기니까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번 보도를 보면서 일부 언론은 정말 각성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왜곡되게 인용하고 발언을 잘못 전달했다. 언론도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정당하게 정부 비판하고 정당하게 세무조사를 받아야 한다.”

-9일자 조선일보에 해명 기사가 실렸는데.

“나는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고 말했는데 조선일보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처럼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자기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건 좋은데 남의 말을 뒤집어가면서 까지 그러는 것은 야비한 일이다. 그러니까 언론개혁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공보관을 통해 반론 보도를 요청했다. 기사는 아직 보지 못했다.” 김 현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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