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 80년대 관제방송 회귀"
'밴쿠버올림픽 선수단 국민대축제' 공동중계 비판 봇물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2010.03.08 18:09:57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7일 저녁 ‘밴쿠버 올림픽 선수단 국민대축제’를 동시다발적으로 공동 생중계해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3사는 이날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국민대축제를 특별 생중계했으며 이를 위해 MBC는 ‘개그 버라이어티, 하땅사’ KBS1은 ‘도전 골든벨, 대구 학남고 편’을 결방했다.
경향신문은 이에 8일자 1면 ‘80년대로 돌아간 방송3사’라는 머리기사에서 “올림픽 선수단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감안하더라도 지상파 방송 3사가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정규 프로그램을 취소해가며 하나의 행사에 매달린 것은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외면한 비정상적 편성”이라며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과 올림픽 선수단의 격려만찬 이후 (3사가) 경쟁적으로 올림픽 특집방송을 편성, 그 배경에 의혹을 샀다”고 말했다.
경향은 “올림픽 환영행사를 3사가 공동으로 중계한 것은 1980년대 스포츠를 통한 국민동원방식을 연상시킨다”는 정연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세명대 교수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한겨레도 이날 ‘2시간 동안 음악회만 시청하라는 방송사들’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이런 대규모 이벤트의 뒷면에는 스포츠의 본질과는 무관한 국민화합, 국운상승, 민족적 에너지 결집 따위의 거창한 정치적 구도도 어른거린다”며 “모든 방송사들이 음악회 중계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은 것도 그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이번 합동음악회가 현 정권의 방송 장악이 완결됐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니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는 것은 그런 이유”라고 비판했다.
KBS MBC SBS 지상파 3사 노동조합도 같은 날 공동성명을 내고 ‘2010 밴쿠버 올림픽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 동시 중계가 80년대 독재 정권시절로의 회귀라며 맹비난했다.
이들은 “방송 3사의 ‘국민대축제’ 동시중계를 보며 정권의 관제행사에 방송사들이 동원되고 획일적인 방송이 난무하던 독재정권 시절로 방송이 완전히 회귀했음을 확인하며 깊은 자괴감과 국민들에 대한 죄송함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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