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KBS 이사회

'사장 사퇴 권고안 채택'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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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이사 사퇴 압박” 주장도

정연주 사장 문제와 관련, KBS 이사회가 각종 구설에 오르고 있다. 임시이사회에서 ‘정 사장 사퇴권고안’이 채택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자 KBS 내부와 시민단체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던 20일 임시 이사회는 별다른 결론없이 끝났다. 이사회에는 러시아 방문 중인 김금수 이사장과 신태섭 이사를 뺀 9명의 이사가 자리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사퇴권고안은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으며 정 사장과 KBS 현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시 이사회의 개최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바로 다음날 정기 이사회가 예정돼있는데 굳이 이사장이 없는 상태에서 임시 이사회를 연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KBS의 한 중견 기자는 “정 사장을 퇴진시키고 코드에 맞는 인물을 앉히려는 집권세력의 명백한 의도에 따라 일부 이사들이 이사회를 열려다가 안팎의 분위기가 좋지 않자 물러난 것 아니냐”라며 “이사회가 다분히 정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21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의 안건은 ‘2008년도 4분의 1분기 예산 집행 실천 및 경영수지 전망 보고’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의 책임과 진퇴 문제가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이사들은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상은 박동영, 신태섭, 이춘발 이사 등이다. 박 이사는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2월 로스쿨 선정 과정에서 익산 출신 박 이사를 법학교육위원으로 추천해 원광대의 로스쿨 유치를 도왔다고 주장한 뒤 검찰 수사 압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

동의대 교수인 신태섭 이사는 대학 측으로부터 “KBS 이사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는 통보를 받아 논란이 됐다. 이춘발 이사는 한국가스공사 감사 겸직을 이유로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인은 부인했다.

현재 11명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는 4명이 정연주 사장 퇴진에 적극 동의하는 한나라당 성향으로 전체적으로 7대4의 세력 구도다. 그러나 정권 교체가 이뤄지고 사장 문제가 본격화된 뒤로는 일부 이사들의 입장을 규정하기 힘들다는 평이다.

KBS의 한 기자는 “회사가 어려울수록 이사회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일부 정치적 의도에 동요한다면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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