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기억하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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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지런한 책상, 말없이 부지런한 모습. 선배를 떠올립니다. 맡은 일 자존심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던 선배, 아픈 몸으로 조용히 일 자청하던 선배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선배, 그 아픈 몸에도 회사분들에게 큰 도움 요청하지도, 치유에 대한 의견도 제대로 묻지 않았다지요. 참으로 무정합니다. 무심합니다.

남아 있는 우리 그리고 당신 가족을 봅니다. “적당히 좀 살지, 선배.” 슬픔이 목젖을 넘어옵니다. 쏟아지는 눈물 참을 길 없습니다.

선배, 융통성 부족했던 선배. 그 선배가 지금 밉습니다. 하늘나라로 그리 일찍 가고 싶었느냐고 따지고 싶습니다. 가슴 이어지는 슬픔 토해내고 싶습니다.

몇년 후엔 고향에 내려간다고. 내려가서 흙과 함께 살련다고 말했다던 선배.
오늘 당신에게 오는 길, 슬픔 애써 참으려 하늘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그 하늘나라가 당신 고향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젠가는 누구나 가야할 곳 하늘나라. 선배를 보내는 우리 마음 입술을 사리물게 하지만 이제 우리는 선배를 보내야만 합니다. 하늘나라 그곳은 넓게 트인 곳. 이곳보다 고통없는 평안함이 분명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세계가 있을 겁니다.

너무도 착하고 반듯해서 슬퍼 보였던 선배. 이제 무거운 공기 흐르는 이곳 영안실을 떠나 가벼운 마음으로 가세요. 소주잔 기울이며 이야기했던 선배의 좋은 말들. 우리들 가슴 속에 남겨질 것이니. 선배 편안한 마음으로 가세요. 맑고 파란 하늘로 사뿐사뿐 가세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2007년 12월 24일 편집부 이학로 국민일보 편집부 이학로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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