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악화 소비자 역선택 조장하는 ‘주류대출’
자영업 시장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한 자영업자가 “‘주류대출’을 받았다가 쓴맛을 봤다”고 말했다. 주류대출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프랜차이즈에서 예비 창업자에게 최대 5000만원까지 무이자로 해주는 대출’이란다.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30년 넘게 식당을 하신 어머니는 한 번도 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입이 불확실한 자영업자는 신용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예비 창업자는 아예 수입이 없다.알고 보니 프랜차이즈는 알선만 하고, 실제 대출을 해주는 건 주류도매상이었다. 단, 조건이 있다. 자영업자는 해당 도매상으로부터 수년
5조원대 지방재정 폭탄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 5개월간의 추적
취재계획을 올릴 때면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읽고 싶은 뉴스’와 ‘필요한 뉴스’가 다를 때 특히 그렇습니다. 이 고민은 취재를 위한 물리적 비용을 분배하는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 보도는 특히 더 그랬습니다.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이 다른 뉴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던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취재도 쉽지 않았습니다. 생소한 용어와 법령을 이해해야 했고, 기관 간 갈등에 대해 과거까지 추적해야 해 시간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1·2심을 완전히 뒤집은 대법원의 판결로 어렵사리 승기를 잡은 한국
광주시립예술단 비리
불합리한 관행은 침묵을 먹고 커 나갔습니다. 돈을 되돌려 달라는 요구를 받은 누군가는 권위에 굴복해 입을 닫았습니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누군가는 바쁘다는 핑계 뒤로 숨었습니다. 예술계의 비리는 그렇게 독버섯처럼 자라났습니다.침묵을 깬 것은 용기 있는 한 예술인의 증언이었습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소위 ‘리턴’의 관행은 실존했습니다. 상납의 고리 끝에는 지역 예술계에서 가장 큰 어른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설프게 건드릴 거라면 시작도 하지 말아달라”는 증언자의 간곡한 부탁은 이번 취재를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이
성추행·폭행이 일상…‘지옥같은’ 대안학교
“나중에 커서 경찰이 돼 학교를 찾아가려고 했어요. 거기 갇힌 아이들 모두 구해내고 어른들 벌하려고요.” 취재 중에 만난 한 졸업생의 한 맺힌 절규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외출에 인터넷, 전화도 못하지요. 선생님들 눈 밖에 나면 그럼 완전 그 안에 갇히게 되겠죠. 미쳐버립니다.” 학교는 넘지 못할 마치 큰 산과 같았고 그 속에서 그저 무기력한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선생님과 비슷한 눈매를 가진 남자를 보면 지금도 무서워서 피하게 돼요.” 일상처럼 반복된 폭행과 성추행은 학교를 떠난 뒤에도 트라우마로 남아 여전히 그곳에서 벗어
산골 시외버스 부당요금 10년 만에 인하
전국이 고속도로로 사통팔달 연결되는 시대이다. 하지만 구불구불 경사진 길을 고집하는 시외버스가 많다. 이유는 요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 현행 ‘국토교통부의 시외버스 요금, 운임 및 요율 기준’에 따르면 고속도로를 경유하면 1km 당 62원을 징수할 수 있지만 일반국도를 통과하면 2배인 116원을 징수할 수 있다. 그래서 승객의 안전도, 빠른 시간도 외면하고 산길을 오르내린다. 전북의 동부 산간 무주, 진안, 장수에서 한 달 전까지 이런 못된 짓거리가 계속됐다. 업체는 편도 900원, 연간 3억원 이상 수익을 챙겼다.뉴스 보도가
전격 배치된 사드
주한미군이 지난 4월26일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장비를 기습 반입했다. 이날 새벽 경찰의 철통 경계 속에 군은 수 십대의 트레일러를 동원해 장비를 실어 날랐다. 오산 공군기지에 사드 핵심 장비가 도착한지 51일만이었다. 그 당시 군은 사드 장비가 하역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언론에 배포했다. 하지만 이후 성주골프장 반입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성주골프장으로 이동할 사드가 왜관 미군기지에 보관 중이라는 추측만 무성했다. 기자들은 사드가 골프장으로 반입될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
시사저널 ‘탄기국, 기부금 불법 유용…’ 충실한 근거 제시·사실확인 호평
매일신문 ‘전격 배치된 사드’ 치밀한 사전준비로 현장 포착 높은 평가 받아제320회 이달의 기자상은 9편이 선정됨으로써 이례적으로 높은 수상률을 기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면서 ‘권력의 재갈’에서 풀려난 언론의 취재 열기가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고,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려는 저널리즘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계의 정상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며, 현장 기자들이 국민의 편에서 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정론직필-실사구시의 정신을 불태워주길 기대한다.취재보도 부문에
경향 ‘대법원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 사법개혁 논의 확산 토대 마련 평가
G1강원민방 ‘속초세관 보세창고 비리’ 언론 본연의 사명 충실히 수행 ‘호평’2017년 3월 ‘이달의 기자상’(319회)에는 경향신문 대법원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 등 모두 7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근까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특종 보도가 잇따랐으나 이제 사건이 검찰 기소 및 재판 국면에 진입하면서 출품 후보작 내용도 전반적으로 일상적인 취재 및 보도를 다룬 작품들이 출품됐다. 반면 그동안 워낙 큰 이슈 때문에 큰 눈길을 끌지 못했던 지역 보도들이 이번에 다수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 ‘취재보도 1부문’에 선정된 대법원의
대법원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저지한 사실을 밝혀낸 경향신문 3월6일자는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등 대법원 고위층이 직접 개입하고, 양승태 대법원장의 묵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음날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은 법원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렸다. “법원행정처는 해당 판사에게 연구회 활동과 관련하여 어떠한 지시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일부 언론 보도는 당사자 확인절차 없이 이루어진 보도이며, 앞으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자제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렇게 대법원이 사실을 부인하면서 전국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소집됐다. 판사들은 행
비싼 돈 내고 전공도 못 듣는 ‘학문의 錢당’-대학은 돈의 전당
‘장미칼’ ‘쁠몰’ ‘양민학살’.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이 단어들을 꼭 껴안고 지냈습니다. 취재를 하며 만난 대학생들의 억울함, 허탈함은 생각보다 컸고, 교수들의 답답함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학생들은 수 백만원 등록금, 입학금을 내면서도 제대로 된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의실은 모자라고, 있는 강의실 중 상당수는 비좁습니다. ‘블랙홀’이라는 나쁜 자리에 앉지 않기 위해 달리기까지 해야 합니다. 대학들은 말끝마다 “돈 없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힘듭니다. 수 백억원, 수 천억원씩 적립금을 쌓아 두고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