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수사 이영렬 중앙지검장 ‘조사 대상’ 안태근과 부적절 만찬
기자가 잔인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번처럼 공직자로 오랜 기간 긍지와 보람을 갖고 일해 왔을 사람들이 기사로 인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볼 때면 마음이 몹시 불편해진다. 특히 밥 먹으러 가자는 윗사람의 지시 아닌 지시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가 봉변과도 같은 징계를 당했을 몇몇 부장들에겐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든다. 참석자의 이름을 알면서도 굳이 명기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 한 조각이라도 전하고 싶었다.이십 수년 기자로 일하는 동안 비슷한 일이 몇 번 있었다. 어릴 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그림자 아이들’ 기획 시리즈
국제기구와 이주민단체 직원을 만나다 우연히 ‘미등록(불법 체류) 이주아동’의 인권 침해 사례를 듣고 본격 취재에 나섰다. 하지만 취재원들은 짙은 회의와 냉소로 “우리 이야기가 보도돼봤자 나아질 게 없다”고 답했다. 어렵사리 소개받은 미등록 이주민들은 아픈 이야기를 말하려다가도 꿀꺽 삼켜버렸다. 괜히 신변만 노출돼 단속될 것을 두려워했다.이들의 회의와 냉소에는 이유가 있었다. 2014년 12월 당시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이 대표로 미등록 이주아동 인권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불법 체류자인 부모는 법대로 처벌을 받더라도 아동만은 의료
가장 슬픈 범죄, 영아유기…
범죄 앞에 ‘슬프다’는 형용사를 붙이는 것은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미혼이 대다수인 국민일보 사건팀 기자들에게도 영아유기는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범죄였다. 하지만 4개월가량 취재하고 보도한 기자의 눈에 영아유기는 여전히 ‘슬픈 범죄’다.사건팀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이번 시리즈를 기획했다. 버려진 아기, 버린 부모, 버려진 아이를 키우는 이들을 만났고 물었다. 판결문과 기존 보도 내용을 수집하고 전문가들 의견을 들었다. 기사가 나갈 때마다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의 절규 “우리는 리모컨이 아니다”-김진현 전 과기처 장관의 ‘갑질’ 논란
최근 국민이 가장 크게 분노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갑질’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우리 사회의 공통된 관심사는 ‘비정규직’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에서 ‘갑질’과 ‘비정규직’을 모두 관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진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의 ‘갑질 논란’이 그것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월17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두 달 사이 총 3명의 여비서가 해고됐다. 이들은 모두 아웃소싱 업체에서 파견된 비정규직 직원이다. 여비서들이 사용했던 컴퓨터에서는 ‘이사장 업무사항 고충’이라는 A4용지 2
“다치고 잘리고 돈 못받아도”…산업기능요원의 눈물
군대를 대신해 공장으로 가는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욕설을 들어도, 야근을 강요당해도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청년이 공장에서 땀 흘려 번 돈은 네 가족의 생활비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장난 기계를 스스로 고치다가 엄지손가락 절반이 잘려나갔습니다. 하얀 뼈가 드러나고 피가 철철 흘러내렸습니다. 그 와중에도 머릿속엔 걱정뿐이었습니다.“산업기능요원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어쩌지.” 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공장장이 달려 나왔습니다. 괜찮으냐는 말 대신, 응급차를 부르는 대신, 공장장은 한숨부터 내쉬며 보험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봉
최초 보고…‘먼지 전북’의 비밀
2011년쯤으로 기억한다. 새만금 방조제 도로를 달리다 하늘을 온통 누렇게 뒤덮은 먼지를 처음 마주쳤다. 뭍으로 변한 새만금 내측에서 불어오는 거대한 먼지덩어리, 문제가 심각하다 느껴 곧바로 인근 지역 안과에 전화를 돌렸다. 2개 병원에서 안질환자가 특별히 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당시로썬 납득하기 힘들었지만 언젠가 새만금 내측이 한국판 황사 발원지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의심을 버리지 않았다.대규모 산업단지 하나 없는 전라북도는 ‘농도(農道)’라는 수식어와는 달리 전국 최악의 대기질에 시달리며 도민들이 안질환과 호흡기 질환…
동아 ‘그림자 아이들’ 불법체류 아동에 드리워진 우리사회 단면 조명
kbc광주방송 ‘산업기능요원의 눈물’ 다양한 통계수치와 개선방안 제시 ‘호평’2017년 5월 이달의 기자상(321회) 심사 결과 한겨레신문의 ‘국정농단 수사 이영렬 중앙지검장 조사대상 안태근과 부적절 만찬’ 등 모두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취재보도 부문의 한겨레신문 ‘국정농단 수사 이영렬 중앙지검장 조사 대상 안태근과 부적절 만찬’은 식당 손님의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다. 부적절한 만남이 이뤄진 현장을 생생하게 고발함으로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의 문제점과 함께 기밀 유지의 필요성이 있는 수사를 위해 국민 혈세로 지급되는 특
탄기국, 40억원대 기부금 불법 유용 및 사기·배임 의혹
지난해 4월 ‘어버이연합 게이트’ 단독보도를 통해 탈북자 알바가 보수집회에 동원됐다는 사실, 청와대 행정관이 관제데모를 지시했던 정황 등을 보도했다. 탄핵정국에서도 보수집회는 계속됐다. 보수단체들은 일명 ‘태극기집회’에 참여했고, 탄기국을 만들어 수십억원대의 기부금을 모았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탄기국과 퇴진행동은 수백만 국민집회의 두 축이었다. 그러나 탄기국의 수입·지출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모금에 법적 문제점이 있는지, 수입·지출내역은 투명한지 분석해 보도할 필요성이
안종범 新업무수첩 39권 단독 입수
기자들이 쓰는 취재수첩을 보는 듯했다. 안종범의 업무수첩에는 그가 청와대에 근무하며 ‘직접 들은’ 모든 내용이 적혀 있었다. 말은 곧바로 증발하지만, 기록물은 두고두고 남아 과거를 복원시켜 준다. “안종범 본인의 생각을 적었을 수도 있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은 사법기관에서 전혀 통하지 않았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온 형사 서태윤(김상경)의 대사대로, 서류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안종범의 업무수첩은 ‘박근혜 청와대’에 대한 생생한 현장 리포트였다.지난해 말 검찰이 입수한 17권에 이어, 올해 초 특검이 안종범의…
국가정보원 비선 민간여론조작 조직 실체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부림주택’의 지하에 탄핵 반대 보수단체, 가짜뉴스를 만든 언론사, 보수단체들이 했던 캠페인을 영화로 만들며 정부 지원금을 싹쓸이한 영화사가 함께 모여 있다는 사실을 취재하며 그 배후에 어떤 조직이 있을까, 그게 국정원은 아닐까 의심했다. 쉽지 않았다. 우파 단체들은 덮어놓고 거부했고, 추론을 이어줄 근거는 미약했다. 그렇게 두 달여를 방황하다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우파 단체들과 국정원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알고 있다’는 제보의 내용은 어떻게 이런 게 왔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딱 떨어졌다.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