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에 밀린 도로 안전-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부실 설계
돈 때문이었다. 창원 방향 진입 차량과 요금소로 진입하는 차들이 교차하는 금정나들목, 80m 안에 2개 차로를 가로질러야 하는 기장분기점, 시속 100㎞ 속도에서 ‘X자’로 엇갈리는 대감분기점. 차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는 소위 ‘합리성’이라는 우선순위에 밀려 위험을 내포한 채 개통했다.도로 안전은 정치인의 탐욕에도 밀렸다. 부산 지역 한 국회의원은 주민 편의를 위한다며 김해금관가야휴게소의 설계를 바꿨다. 한참 공사가 진행되고 있던 휴게소에는 4곳에서 진·출입한 차량이 뒤섞여 교차하는 회전교차로가 생겼다. 사고의 위험이
마약리포트-한국이 위험하다’ 8부작 시리즈
마약 투약자 약 100명의 삶을 파고 들었다. 비참한 약물 중독인생을 생생하게 그린 것이 이번 ‘마약 리포트’다.한 달 넘게 중독자들과 밀착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들과 보름간 합숙하던 중 기자에게도 마약을 권한 40대의 중독자, 마약 판매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인터뷰하다가 결국 다시 약에 손을 대 구속된 50대 남성 등 돌발 상황이 넘쳐났다. 심층 인터뷰 이후 갑자기 중독 후유증인 불안이 급습해 “없던 일로 해달라”고 엄포를 놓은 여성도 있었다. 약물 중독의 속성과 그 심각성을 그대로 실감했고, 일부는 지면에도 실었다.마약 중독
안태근 성추행 사건 폭로 및 ‘미투’ 운동 연속보도
‘성추행 당한 검사가 있다.’처음엔 흔히 떠도는 소문이었습니다. 얼마 후 검찰 내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때 그 검사였습니다. 검사에게 연락을 하자, 직접 출연하겠노라고 말했습니다. 풍문처럼 떠돌던 이야기는, 서지현 검사가 나서겠다고 결심한 순간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이 보도는 서지현 검사의 의지로 시작되고 완성된 것임은 분명합니다. 서 검사의 용기있는 고백이후 꾸린 ‘미투팀’ 기자들은 2차,3차 가해자들을 찾고, 시스템을 고발하는 연속보도로 그 용기에 보답하려 했습니다.이 보도는 법조계에만 그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한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단독 인터뷰
이명박(MB) 전 대통령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키맨’으로 떠올랐습니다. “진실을 밝히게 된 계기를 그대로 담겠다”며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일각에서 자신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분위기에 심적인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그는 “김희중입니다”라는 짧은 인사말처럼 담백한 문장을 구사했습니다. “배신자로 호도되는 것도, 진실을 밝히는 의인으로 미화되는 것도 싫다”며 오해를 풀고자 했습니다. “억측 보도로 옛 동료가 고생하니 바로 잡아 달라”는 부탁을
서지현 검사 단독 인터뷰 ‘미투’ 운동 출발점 호평
제329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총 8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전문보도 온라인부문에서는 SBS의 2018 예산회의록 전수분석-예산심사 왜 그렇게 하셨어요? 가 선정됐다. “예산 기사는 그 중요성에 비해, 딱딱해서 가독성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쉽게 잘 스토리텔링을 잘 했다”, “젊은 감각으로 짧게짧게 치고 나갔다”, ”4700장이 넘는 회의록을 전수분석하고 문제된 국회의원들을 끈질기게 추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호평이 나왔다. 반면 ”기획보도가 아니라 전문보도 출품이라는 점에서 시각화를 더 강화했어야 한다“, ”이전 보도
4개국 67일 추적기-스텔라데이지호를 찾아서
취재의 시작은 단지 면피였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에 만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인 허영주, 허경주 자매가 우루과이로 취재 가달라는 부탁을 차마 뿌리치지 못해 떠난 취재였다. 한국에서 떠날 때 나는 이 기사를 위해 뭘 기획할 수도, 아니 기약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한국 언론 중 누군가가 남대서양 한복판에서 실종된 우리 국민 8명의 흔적을 찾아 최선을 다했다고만 기록되어도 좋다는 “면피”에서 이 취재가 시작되었다.스텔라데이지호는 지난해 3월 31일 우루과이에서 동쪽으로 3000킬로미터나 떨어진 남대서양 한복판에서 침몰한 광석운반
‘실향민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경인일보 2017년 연중기획 '실향민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는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잃고 남한에 정착한 실향민의 분투기다. 또 영영 사라질지 모르는 옛 북한의 이야기를 실향민을 통해 끄집어낸 '기록'이기도 했다.취재팀이 만난 17명의 피란민 할아버지, 할머니는 인천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였다. 전쟁 후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에서 실향민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사의 일부분으로 자리했다. 연안부두 어시장 상인부터 소래포구 쌀장수, 부평 벽돌공장 인부, 강화 인삼밭 농부, 영흥도 염부, 미군부대 잡부, 인천시청 공무원까지. 인천의 어
“군의원 5년 만에”…일가족 3명 줄줄이 공무원 채용 의혹
“완주군의원이 된 지 5년 만에 며느리와 제부 그리고 아들까지 일가족 3명이 완주군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완주군의회 부의장 이향자 의원의 얘기였다. 청년실업이 극심한 요즘, 그야말로 대단한 취업률이었다.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취재가 시작되자 하나씩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2011년 며느리가 가장 먼저 기간제 공무원으로 채용돼 7년째 근무 중이었다. 2년 뒤에는 여동생의 남편 즉 제부가, 다시 2년 뒤에는 아들이 잇따라 환경미화원으로 합격했다. 완주군 환경미화원에 대한 처우는 7급 공무원 수준으로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데도 마
뇌성마비 오진 세가와병
팔다리가 마비돼 걸을 수가 없어서 10여 년을 누워 지내다 스스로 두 발로 걸은 스무 살 서수경(가명)씨의 사연은 한편의 드라마이기도 하고 기적이기도 했습니다. 뇌성마비라는 잘못된 진단을 받을 당시 의학기술로는 ‘도파반응성 근육긴장 이상’(세가와병)이라는 병증을 쉽사리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기구하기만 한 수경씨의 처지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이 사연을 보도한 뒤 수경씨와 같이 뇌성마비 진단을 받고 고통 속에 지내다 세가와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도파민 복용 두 시간 만에 우뚝 선 박예빈(33·여·가명)씨 가족도 제2, 3
진안 가위박물관 유물 구입 의혹
마이산에 ‘가위박물관’이라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이 많았다. 취재를 시작한 것도 이런 의문 때문이었다. 진안군은 가위수집가로 알려진 이모 씨의 가위 113점을 4억4천만 원에 구입했다. 감정기관의 감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가위도 팔고 박물관 운영권도 챙겼다. 냄새가 났지만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취재를 접어야 할까 망설이던 순간 ‘빙고’. 수십년간 해외를 돌며 모았다던 진귀한 가위들이 사실은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판매됐을 줄이야.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매달린 구글링의 성과였다. 더 단단한 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