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재발한 ‘재벌총수 리스크’
14일 열리는 전경련의 올해 마지막 회장단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썰렁할 전망이다. 상당수 그룹 총수들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참석이 어려워 ‘반쪽회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K와 한화는 총수가 배임 또는 횡령 혐의로 재판 중이다. 동양의 총수는 사기성 기업어음 및 회사채 발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포스코 회장은 정부의 사퇴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STX의 총수는 경영실패로 쫓겨났다. 금호아시아나는 4년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다. 한진·두산·동부·동국제강…
엘리트 예술에서 생활 예술로
전시 기간이 워낙 길어서 넋 놓고 있다가 마지막 주에 이르자 회사에 휴가를 내고 부랴부랴 대구에 내려갔다. 땡땡이 호박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여류 작가 쿠사마 야요이 전시를 보기 위해서다. 금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생존 작가 중 한 명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100점이 넘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는 소식은 미술계에선 제법 신선한 충격이었다. 입장권은 5000원이었지만 차비까지 감안하면 10만원 가까이 내고 본 가장 비싼 전시. 그러나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깊은 감동을 받고 왔다.유복하지만 불화한 가정에서 태어난 쿠사마 야요이는 성
김두관 균등 지원은 안 되고 홍준표 차등 지원은 괜찮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전임 김두관 도지사의 핵심 공약 사업 ‘모자이크 프로젝트’를 반 쪽 낸 때는 올해 3월 20일이었다. 모자이크 프로젝트란 경남 지역 18개 시·군 모두에 대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4년 동안 200억원을 ‘종잣돈’으로 균등하게 지원하는 사업이다.모든 시·군에 똑같이 200억원을 지원하는 까닭은 이랬다. “으뜸도시인 창원이든 아니면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이든 지역마다 발전이 덜 된 지역은 있게 마련
가을에 노래하는 ‘봄의 문학’
작가 최인호가 한 달 전 세상을 떠난 후, 이런저런 기사와 칼럼을 썼다. 당대 최고의 인기작가 중 한 명이었으니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작가와의 형평을 고려하면 조금 과하지 않나 싶은 부담도 없지 않았다. 이 글은 그 과잉 아닌 과잉에 대한 변명이자 한국문학에 대한 작은 바람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 작가 사후 일주일 정도 지나 기자협회보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최인호와 신문과의 인연을 특집으로 하는 기획이라는데, 당연히 내게는 조선일보와의 인연을 궁금해했다.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기억을 전했는데, 고인보다 한 세대
동양 핑계로 포퓰리즘 규제 넘쳐날라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까마득히 몰랐던 동양그룹 사태가 국정감사 ‘핫 이슈’로 떠올랐다.5만명에 육박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에 투자했다가 2조원이 넘는 돈을 떼이게 생겼단다. 분통터질 일이다.저축은행 사태와 달리 회사채 CP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서민이 아니라 ‘좀 있는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돈 앞에 부자와 서민이 다르지 않다. 생돈 떼이는 마당에 재벌인들 ‘허허’ 웃어넘기겠는가. 게다가 5만명이라는 엄청난…
방사능 불안에 대처하는 일본의 착각
과거사·영토 문제에 이어 방사능 문제가 한일간에 또 다른 갈등요소로 떠오르고 있다.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에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가 빠르면 오는 16일 세계무역기구(WTO) 상품위원회 산하의 식품·동식물위생검역(SPS)위원회 회의에 문제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한국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만큼 철회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어필하겠다는 입장이다.일본은 중국과 대만, 러시아 등이 일본 수
법은 주먹보다 느리다
2011년 7월 27일 오전 7시3분. 은마아파트 청소노동자 김정자씨(당시 64세)가 전날 폭우로 아파트 지하실에 가득찬 빗물을 퍼내려 들어갔다가 숨졌다. 사인은 감전사였다. 당시 작업을 지시했던 관리소장과 계장은 “작업을 지시한 적이 없다. 본인 과실”이라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필자는 법조기자로 3년을 보낸 뒤 사건팀 기자 생활이 햇수로 2년째에 접어들던 해에 이 사건을 접했다. 김씨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인의 딸은 “사람이 죽었는데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용역업체를…
청와대의 포스코·KT 인사개입은 불공정행위
포스코 정준양 회장과 KT 이석채 회장이 최근 청와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포스코는 정 회장의 사의표명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는 해명자료를 냈다. 하지만 국세청이 마치 때를 맞추기나 한 듯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하면서 청와대 사퇴 압력설은 무게를 더한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월말 10대 그룹 총수 청와대 오찬 회동 때 정 회장을 제외했다. 포스코는 재계 6위의 대기업이다. 또 정 회장과 이 회장은 모두 박 대통령의 방중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만찬 초대 대상에서 빠졌다.눈길을 끄는
동성애 ‘사랑과 결혼 사이’
지난 7일 서울 도심에서 영화감독 김조광수씨와 영화 배급사 대표 김승환씨가 동성 결혼식을 열었다. 공개적으로 결혼하겠다고 밝힌 것이 지난 5월이니 충동적으로 행사를 연 것이 아니다. 이들이 원한 것은 동성애자 결합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였다. 구청에 혼인 신고를 접수했다는데, 현행 헌법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혼인 신고가 반려되면, 헌법 소원까지 낼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의 바람대로 우리 사회는 피할 수 없는 뜨거운 화두를 손에 쥐게 되었다. 1996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격화된 찬반양론 속에서 동성 간의 결혼을 인정하
‘해딴에 틈새학교’의 꿈
학교와 학원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고 익힐까? 물론 100%는 아니지만 학교나 학원이 아이들에게 제 노릇을 다 못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현실이 그 방증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경남에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조선업체가 있다. 월급도 세고 다른 대우도 빵빵한 대기업이다. 여기 취직한 젊은이 이야기다. 그이는 설계가 전공인데 자기 소속 부서에서 제작한 설계도를 보고 만든 제품이 불량으로 반품돼 왔다. 확인해 보니 그 젊은이가 제대로 못한 탓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