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기자의 동병상련…
둘 다 심각했다. 한 바탕 말다툼이 있은 뒤 술잔이 깨질 것 같은 건배. 지난달 한 검사와 가진 저녁 겸 술자리는 서로를 험담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적어도 그 자리에서는 그에게 나는 ‘기레기’(기자+쓰레기)였고, 나에게 그는 ‘정권에 휘둘리는, 도덕성마저 바닥인 못 믿을 검찰의 조직원’이었다.먼저 포화를 날린 건 나였다. 마침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음란행위로 적발돼 검찰이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였다. “하다하다 이제 음란 행위냐”는 게 소위 ‘선빵’(선제 공격)의 요지였다. 섣부른 공격은 반격의 빌미. 지난 몇 년 동안의 일들을
삼성·현대차, 한전부지 인수전 언론 보도 유감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를 겨냥한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인수전을 둘러싸고 언론의 취재경쟁이 뜨겁다. 투자비가 입찰금액과 개발비를 모두 합쳐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사업인데, 재계 1·2위 간 경쟁이라는 흥행요소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의 흥미위주식 보도가 과연 바람직한지는 따져볼 일이다. 금호는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계 5위권 진입의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남의 돈을 빌려 대우건설을 비싸게 인수하면서, 금호의 안정성까지 훼손했다. 결국 금호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무리한 기업
소셜리스트 아닙니다, ‘소설리스트’입니다
‘소설리스트’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소셜리스트(Socialist)가 사회주의자라면, 소설리스트(Sosullist)는 소설주의자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수 있겠네요. ‘소설의 리스트’라는 중의적 의미이기도 합니다. 오늘 이 글은 ‘소설리스트’에 대한 응원입니다. 소설가 김연수·김중혁, 번역가 김현우·박현주, 서평가 금정연·이다혜, 팟캐스트 라디오 제작자 준, 독자 김준언 등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소설리스트입니다.
DTI 규제완화, 서민·중산층 먼저 생각해야
애초에 서민과 중산층은 안중에 없었다. LTV, DTI 규제를 두고 하는 소리다.LTV는 담보 가치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고 DTI는 소득과 부채 비율로 대출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DTI 규제는 소득이 없으면 아무리 비싼 담보를 내놓더라도 대출을 못받게 한 제도다. 금융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던 DTI라는 용어를 국민들이 접하기 시작한 건 2006년 참여정부 시절에 집값을 잡겠다고 DTI를 제한하는 이른바 3.30 대책을 내놓으면서부터다.당시 정부는 DTI 규제를 도입하면서 시가 6억원 이상 주택에만 적용한다
수상한 뮤지컬
공연 시작 전 갑자기 클래식 음악회에서나 만날 법한 ‘헛기침 세레나데’가 펼쳐졌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공연이 시작되자 멀쩡하던 나는 갑자기 사레가 들렸다. 눈물을 흘리며 홀로 가슴을 치다 김준수의 노래, 고음이 폭발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세차게 기침을 하고 말았다. 바로 그때! 일제히 주변 어둠 속에서 나를 향해 꽂히던 싸늘한 시선들. 아니나 다를까. 1막이 끝난 뒤 인터미션, 불이 밝자 이번엔 더욱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내가 무언가 굉장히 잘못했구나. 나중에 알았다. ‘준수님’
군함명(軍艦名)에 담긴 동북아의 상처
동북아 바다가 또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열강의 해군들이 치열하게 싸웠던 구한말을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거침없이 군사대국화를 추진하는 일본과 경제굴기에 이어 군사굴기를 노리는 중국, 옛 소련의 영광을 못잊는 러시아, 그리고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를 외치는 미국이 틈만 나면 우리의 주변 해역에서 막강한 해군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동북아 강대국의 최신 군함 이름에서 구한말 제국주의 시대의 자취가 강하게 느
법정 속 진실찾기
최근 우연히 법정에 들어갔다가 관심을 갖게 된 사건이 있었다. 자신의 아들이 입원한 병원에서 우연히 본 27살 어린 15세 여중생에게 “연예인 할 생각이 없냐”고 접근해 임신까지 시킨 파렴치범 사건이었다.필자가 법정에 들어간 날은 항소심 결심공판이었다. 이 40대 남성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자신은 그 27살 어린 여학생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무슨 일이 있어도 평생 내 자식으로 기를 것이라고 했다. 남성은 눈물을 쏟으며 재판장에게 하소연했다. 피해학생의 부모가 문제가 있어 아이가 가출을 한
공직사회 죽이기? 아니 살리기!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 척결 방안에 포함됐던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의 7월 국회처리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그동안 소극적 자세를 보이던 새누리당이 최근 원안대로 처리하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과 부패방지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김영란법은 공직자나 그 가족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대가성과 직무 연관성에 상관없이 형사처벌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에는 퇴직관료의 재취업을 엄격히 제한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바…
문학평론가의 베스트셀러 1위에 대하여
올해 상반기 출판계 화제 중 하나는 ‘문학평론가의 베스트셀러 1위’였다. 정여울의 여행에세이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이 단순히 여행이나 문학 분야를 넘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와 2위를 줄기차게 오르내렸던 것이다. 순문학을 하던 작가, 그것도 문학평론가로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일. 반응은 엇갈렸다.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문학이 거둔 쾌거라는 호의적 평가와 항공사의 CF에 기댄 상업적 기획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양쪽 모두 부분의 진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성공하려면 창업자 애착 극복해야
동부그룹이 백척간두에 섰다. 핵심 계열사인 동부제철이 내달 초 700억원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비롯해 8월 400억원 등 4000억원이 넘는 회사채가 만기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동부제철 총 차입금은 2조3080억원이다.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묶어 포스코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 중이지만 녹록치 않다. 채권단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향해 당초 약속대로 1000억원 사재를 털어 동부제철 유상증자에 참여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동부그룹은 김 회장의 사재는 동부메탈과 동부팜한농의 대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