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정책 결정의 슬픈 자화상
전격적인 기습작전에 가깝다.사전 예고나 설득같은 것은 사치일 뿐이다. 은밀히 결정해 공표하면 그만이다. 반대나 불만의 목소리에 어떻게 대응할 지 세밀한 계획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국가를 믿고 따라오라는 식의 강변만 할 뿐이다.다름아닌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결정 과정의 슬픈 자화상이다.멀리갈 것도 없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만 봐도 명백하다. 외교안보 주무부처인 외교부와 국방부, 통일부가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벌인 일련의 행태를 보라. 지난달 8일 사드 배치 결정을 미군과 공동 발표하더니 불과 닷새
한국전 참전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
“이건 이제 과거의 일이죠. 우리에겐 삶을 축복해야 할 우선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우리는 ‘현재’를 살아야 하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삶을 축복해야 하는 거예요.” (“It’s in the past now. And I help my peoples also to understand, one of the priorities of living is to celebrate life. We have to be in the present and celebrate life as much as you can.”)잊지 못할 인터뷰
4차산업혁명, 기자들은 안전할까
요즘 4차산업혁명이 사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유비쿼터스와 모바일 인터넷, 그리고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이 몰고 올 엄청난 변화에 다들 긴장하고 있다. 급기야 국회에서도 3당 비례대표 1번 의원을 중심으로 4차산업혁명 포럼을 결성했다. 엄청난 속도와 범위로 우리 사회를 강타할 4차산업혁명 파고에 제대로 대응해보자는 취지일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4차산업의 특징 중 하나로 ‘플랫폼 효과’를 꼽는다. 시장을 지배하는 몇몇 소수 플랫폼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구글, 페이스북
혁명을 팝니다
유머 없는 진지함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최근 다녀온 쿠바 출장에서 풍자로 승부하려는 풍경 하나를 만났다. 아바나 혁명기념관의 한 전시조형물. 실물 크기의 초상을 만화 스타일로 그린 뒤, 촌철살인의 한 줄을 적어 놓고 있었다. 우선 1959년 쿠바 혁명의 실질적 화인(火因)이었던 쿠바의 독재자 바티스타 대통령. “우리가 혁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그 옆에는 카우보이 복장을 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있다. “우리가 혁명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다음 차례는 지쳐 보이는 줄리어스 시저
브렉시트, 성장이 멈춘 사회의 묵시록
성장이 멈추는 순간 ‘분열’과 ‘갈등’이 폭발한다. 세계경제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그 전조다. “EU를 떠나는 것은 미친 짓“이란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EU에 남아 있으면 점점 더 많은 비(非) 영국인이 삶터와 일자리를 점령할 것”이란 영국 국민의 피해의식에 묻혀버렸다. 세계의 성장 엔진이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제로 성장’에 이어 디플레이션으로 대변되는 ‘역성장(degrowth)’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성장이 멈추면 ‘제로섬(zero-sum) 사회’가 된다. 제로섬 사회에서 한
롯데 수사와 검찰의 언론플레이
“어, 안보이네!”월요일인 지난 20일 아침 기자실에서 만난 동료 기자가 신문들을 살펴보다가 놀란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검찰의 롯데 비리수사 관련 기사들이 신문과 방송의 헤드라인을 요란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이번 주초에는 롯데를 다룬 헤드라인 기사를 거의 찾기 힘들다. 다른 주요한 이슈들이 새롭게 등장했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롯데가 뉴스 헤드라인에서 사라진 이유는 역으로 지난주 롯데 기사가 쏟아진 배경을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최근 롯데의 이미지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정도로…
한류에 빠진 韓외교가 경계할 점
한국 외교가 한류에 푹 빠졌다. 우리 정부의 외교현장에 한류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지난 2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현지에서 케이팝(K-Pop) 콘서트에 참석해 현지인들과 어울렸다. 이날 콘서트에는 샤이니, f(x), 방탄소년단, 블락비, 아이오아이 등 한류 아이돌그룹이 대거 참여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박 대통령이 열광하는 1만3500명의 관객들 틈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이 국내 언론에 소개됐다. 앞서 박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중이던 지난달 29일에도 우간다 세리나호텔 컨
‘디어 마이 프렌즈’에 눈길이 가는 이유
“Just live well. Just live.” “그냥 살아요.” 소설 ‘미 비포 유’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Just’ 라는 단어의 울림이 이렇게 클 수 있구나. ‘그냥’ 사는 것 자체도 쉽지 않구나. 우리 모두는 ‘그냥’ 사는 이 순간을 마음껏 누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로맨틱 코미디로 포장된 이 소설의 마지막이 울림이 너무 컸다. 모든 걸 다 갖춘 젊은 사업가가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환자가 된다. 단 한 번도 주체적으로 살아볼 용기를 내지 못했던 한 여자가 간병인으로 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행복해지기 위해
페이스북 편향성 논쟁의 진짜 의미
최근 미국에선 페이스북의 편향성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IT 전문 매체인 기즈모도가 ‘트렌딩 토픽(Trending Topic)’에서 보수 성향 기사를 홀대하고 있다고 보도한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4년 도입한 트렌딩 토픽은 편집자들이 큐레이션 해주는 뉴스 서비스다. 한국에선 볼 수 없지만, 영어권 이용자들에겐 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국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보수 논객들을 만나 해명하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됐다. 논란이 커지자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은 저널리즘을 구할까? 망칠까?’란 논
기부로 만드는 책 ‘올재 클래식’
고전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당신도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기부로 만드는 책, ‘올재 클래식’. 슬로건은 ‘Share the Wisdom, Change The World’. 우리 말로 풀면 ‘지혜를 나눠, 세상을 바꾸자’ 정도 될까. 조선일보 Books 지면에 올재 클래식 이야기를 꺼내면서, “1등만 기억하는, 시작만 기억하는” 에피소드를 꺼낸 적이 있다. 좋아졌다지만 여전히 최고만 기억하거나, 첫 출발에만 주목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이사장 홍정욱)가 펴내는 동서양 고전 시리즈 ‘올재 클래식’은 201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