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
오리발만 주면 태평양의 참치를 모두 쓸어오겠다던 모 참치회사 신입사원의 패기를 닮고 싶었던 때가 불과 2년 전이다. 방향을 잃은 나침반처럼 하루하루 마감을 향해 겉돌고 있던 차에 들려온 ‘이달의 기자상’ 수상 소식은 영화배우 황정민의 ‘밥상 수상소감’까지 떠오르게 만들었다. 선배들이 차려준 밥상을 안고 소화가 됐는지, 배탈이 났는지 느낄 틈도 없이 정신없이 1년을 달리면서 느꼈던 고단함을 한 방에 날릴 수 있었다.광주일보의 연중 탐사보도물인 ‘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
건설현장의 가려진 진실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한여름 20층 아파트 건설현장. 서 있기조차 힘들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고, 밑을 보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아찔한 고공에서 건설노동자들은 무거운 철근을 옮기고 있다. 그래도 여름이면 일거리가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한 노동자의 허탈한 웃음에 취재 도중 힘들다고 말하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취재진이 파악한 건설노동자 수는 대략 3백만 명(노동부나 통계청 집계보다 약 70만~1백20만 명 더 많다). 4인 가족으로 보면 약 1천2백만 명, 우리나라 인구 4분의 1이 건설노동에 삶을 의탁한 셈이다.
무기수의 '진범조작' 사건 진실 추적
8년 전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당시 동아일보 법조팀은 외로웠다. 다른 어떤 언론도 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재팀은 꿋꿋이 사실 관계를 하나하나 검증했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보도했다.2000년 말 한 노인이 동아일보 법조팀을 찾아왔다. 1972년 9월 강원 춘천시 초등학생 강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15년을 복역하고 모범수로 출옥한 정원섭(74) 씨였다. 그는 “고문과 협박 때문에 허위 자백을 해 무기수가 됐지만, 죽기 전에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여군 군악대장 무죄 확정
지난 4월 초 어느 나른한 주말.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내용이 너무 황당했다. 반신반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군 대위가 상관에 대한 항명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고 있는데, 유죄가 선고될 것 같다. 여군 대위는 상관으로부터 스토킹을 받았다는데, 군에서는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다고 한다.’거듭 황당했다. 아무리 군대라지만 좀 심한 얘기였다. 조심스레 취재를 시작했다. 당사자인 육군 ○○사단 군악대장 박아무개 대위의 친구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 대위
친노게이트 추적보도
“검찰이 농협 관련 수사를 하는 것 같더라.” 지난해 8월 초 평소 알고 지내던 취재원이 넌지시 던진 말에 솔깃했다. 농협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각종 기사와 국회 회의록 등을 모조리 뒤졌다. 유난히 농협의 알짜 자회사였다가 태광실업에 팔린 ‘휴켐스’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몇 주째 같은 질문만 반복하던 기자에게 검찰 관계자가 성가신 듯 말문을 열었다. “‘농협사랑지킴이’가 휴켐스 헐값 매각 의혹을 진정했다.”그즈음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정
2008년 ‘이달의 기자상’을 돌아보며
2008년 이달의 기자상에 응모한 총 작품 수는 428편이었으며, 그 중 수상작은 84편으로 20%의 비율을 나타냈다. 각 부문별로 응모 수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가장 많은 응모작은 지역보도 부문으로 총 126편이었으며, 월 평균 10.50편에 해당하는 출품작이 접수되었다. 반면 가장 적은 응모 부문은 방송의 기획보도 부문과 지역신문사의 기획기사 부문으로 각각 33편의 총 출품작이 접수되어 월평균 2.75건으로 나타났다.월 별 출품작을 비교하면 219회인 11월 출품작이 52건으로 가장 많았고, 214회인 6월이 총 27건으로
뉴시스 ‘공정택 교육감…’ 심사위원 전원 지지 수상 결정
제21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취재보도부문 5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5편, 기획보도 방송부문 1편, 지역 취재보도부문 7편,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2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13편, 전문보도부문 2편 등 모두 35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9편이 예심을 통과해 본심에서 경합을 벌인 끝에 취재보도 3편, 기획보도 신문통신 1편, 지역 취재보도 1편, 지역 기획보도 방송 2편 등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심사에서는 지역 기획보도 방송의 출품작이 많아 심사위원들이 공적 설명서와 함께 제출된 엄청난 분량의 제작물 동영
여순사건 60년 특별기획 '잃어버린 기억''
우선은 ‘사건 60년’이라는 묘한 시기적 상징성이 기자를 압박했다. 거기에 여순사건은 대다수 언론매체의 관심 밖이라는 사실이 또 다른 책임감을 불러일으켰다.이번 보도의 백미는 단연 진압군들이 민간인들을 즉결처분했고 그것이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었다. 당시 빨치산 토벌에 참여했던 진압군 중대장은 “민간인에 대한 즉결처분이 남발되고 있었고 상부에 이의 남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항의했지만 헛수고였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이 노병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도 이에 대한
솔깃한 유혹, 땡처리 아파트
취재의 단초는 지난 5월 걸려온 취재원의 전화 한 통이었다. “최근 부산 구서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경매됐는데, 건설사가 분양가 이하로 특정 업자에게 판매했던 속칭 땡처리 아파트다. 은행들은 사기대출을 당했고, 세입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부동산 경기 하락은 전국적인 현상이었지만 특히 지방은 그 사정이 심각했다. 부산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지역건설업체는 물론 1군 업체들의 고급 브랜드 아파트까지 20~30%까지 ‘땡처리’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혈세지원 하이브리드카, 중고차시장 매물로 직행
지난 10월 중순. 우연히 중고차 매매시장 근처를 지나다 매물로 진열돼 있던 하이브리드카 한대를 발견하고는 종일 그 차만 생각하게 됐다. ‘관공서에 주로 공급되던 차인데…. 왜 거기 있지?’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여러 가지 취재 아이템을 떠올렸다.인터넷으로 중고차 시장을 둘러보다 수대의 하이브리드카가 매물로 나와 있다는 것과 대부분 가격대가 2천만원 정도란 걸 알게 됐다. 중고차 딜러의 소개 글에서 ‘중고차는 아무나 구매 가능하다’는 말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l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