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
당신은 무슨 옷을 입고 일하시나요는 일하는 사람이 입는 옷, 작업복에 주목한 기획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일하는 데 씁니다. 우리의 일상은 서로가 하는 노동에 조금씩 의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노동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작업복을 떠올렸습니다.기획에서는 작업복의 범위를 옷뿐 아니라 일할 때 몸에 붙어있는 모든 것으로 넓혔습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은 유니폼이라고 불리지만, 서비스업이라는 노동에 조금 더 주목하게 하고 싶어 일부러 작업복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작업복
[이달의 기자상]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
우선 여러 훌륭한 후보작 가운데 서울신문의 2023 비수급 빈곤 리포트에 영예를 주신 한국기자협회와 심사위원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기획은 질병과 생활고 속에서도 공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1년 전 스러져 간 수원 세 모녀 사건을 되돌아보며, 이들처럼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배제된 또 다른 세 모녀들을 찾아 시작됐습니다.사회부와 전국부 기자 13명으로 된 특별기획취재팀은 이들 같은 비(非)수급 빈곤층을 낳는 애매한 기준과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허점, 개선방안을 종합적으로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취재팀은 4월부터 7월까지 약 3개
[이달의 기자상] 해병대원 실종, 구명조끼 없이 수색
실종된 한 젊은 해병의 이름을 알게 된 건, 닷새째 경북 예천 수해 현장을 취재하던 날 아침이었습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전우를 잃었다는 충격이 가시지 않은 현장에서 들은 이름과 상황은 너무나 안타까운 동시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전우를 잃고 현장을 서성이던 해병들에게는 구명조끼도 안전로프도 없었습니다. 선명한 빨간 티셔츠와 벗겨진 장화, 슬픔과 충격에 빠진 젊은이들만 있을 뿐이었습니다.전우를 잃은 해병들은 망연자실한 채 전우가 사라진 흙탕물 속을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아들을 잃은 부모는 해병의 빨간 티셔츠를 부여잡고
[이달의 기자상] 슬기로운 물만골 탐구생활
부산 연제구 연산2동 황령산 기슭에는 물이 많은 골짜기라고 이름 붙은 물만골이 있다. 국제신문은 부산의 대표 빈민촌인 이곳에서 가난을 동정하거나 원주민의 생활상을 그저 흥밋거리로 다루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지금은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하며 살고 있고, 왜 이들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지를 살펴보는 생활 취재를 두 달 동안 진행했다.취재진은 가난과 불편에 익숙한 주민의 체념과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 저변의 혐오 정서를 목도했다. 특히 주민을 위한 교통안전 및 주거환경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기사에 대한 거칠고 공격적인 반응은
KBS 'GS건설 부실 시공' 보도, 철근 빼돌리는 건설사들 고질적 행태 고발
제394회 이달의 기자상은 9개 부문에 총 62편이 출품됐다. 이 중 5개 부문에서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경제보도부문에서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준공영제 삼킨 사모펀드 보도는 버스 회사에 지원되는 보조금을 수익모델로 삼아 악용하는 구조를 포착해 폭로했다. 오래전부터 민간 자본이 각종 인프라 기반 시설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을 악용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 기사로, 이달의 기자상 제정 취지에 맞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버스 회사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다
[이달의 기자상] GS건설 부실 설계·시공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다.지난 4월 인천의 LH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주차장이 무너져내렸다는 소식을 전해 듣곤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인명피해가 없어서도 다행이었지만, 크게 기사를 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랬던 거 같습니다. 마침 출입처를 옮긴 지 얼마 안 된 시기라 GS건설과 LH 등 다양한 출입처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편한 자리였는데 이상하게도 묘한 반발심 같은 게 들었습니다. 각자 유리한 입장만을 내세우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고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입니다.설계도와 초음파 사진 등을 입수해 취재를 이어갔습니
[이달의 기자상] 폐기물처리시설 '지하화'가 답인가
하남 유니온파크 견학 코스 이면에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인권과 건강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지하 4층에서 불이라도 나면 피할 길조차 없었던 그들은 스스로를 가리켜 죽음 앞에 사는 노동자라 칭하기도 했습니다.2026년 수도권, 2030년부터 비수도권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은 부랴부랴 신규 폐기물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들은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상에 타워와 편의시설을 겸비한 하남 유니온파크 사
[이달의 기자상] 성 착취물·지인 연락처 담보로 불법 추심
우연히 탄 택시, 탑승 손님이 기자란 사실을 안 기사님은 걱정거리를 늘어놨습니다. 코로나19로 실직한 20대 딸. 급전이 필요했지만 아빠에게 손 벌리기가 미안해 불법 사채를 썼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딸을 보며 방법이 없겠냐는 기사의 말은 어떻게 보면 지나칠법한 하소연이었습니다.하지만 딸을 만나봤습니다. 20만원. 소액 대출이었지만 여성에겐 소중한 돈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옥이 펼쳐졌습니다. 중개 플랫폼으로 돈은 쉽게 빌렸지만 연 3000% 사채의 늪에 빠졌습니다. 살인적인 이자에 돈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들은 여성의 사진
[이달의 기자상] '일당 5억' 황제노역의 내막
대주그룹 부도로 15년째 소송을 하고 있다는 피해자들과의 첫 만남은 의심으로 시작됐습니다. 허재호 전 회장에게 일당 5억원의 노역을 선고한 13년 전 황제노역 판결 뒤 재판부 로비 의혹에 대한 이들의 주장은 믿기 힘들었습니다. 직접 허재호씨의 목소리를 듣기 전까진 말입니다. 허씨의 육성 통화 녹음을 기반으로 직접 허씨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습니다. 녹취파일에는 허씨의 노역 일당 5억원 판결 경위에 대한 대화가 담겨있었습니다. 허씨는 자신의 사위인 김모 판사를 통해 A 전 부장판사에게 로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들이 모아둔…
[이달의 기자상] 2022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동취재
국회의원 정치자금 분석. 새롭진 않은 취재 아이템입니다. 오마이뉴스만 하더라도 2016년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통해 받은 정치자금 수입지출내역 전체를 데이터화 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분석,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른 언론사들도 같은 자료를 두고 보도를 하는 상황이라 소위 얘기가 된다는 아이템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언론의 감시가 이어지니 과거처럼 정치자금으로 노래방을 간다거나 동창회비를 낸다거나 하는 의원이 점차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손도 많이 가는 취재입니다. 선관위에 신청해서 받은 자료들은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