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84) 더 뜨거워진 '대~한민국!'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1년 5개월 만에 큰 함성이 경기장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난달부터 50인 이상이 모이는 야외 집회나 경기 등에 참석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자율로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침이 적용된 첫날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을 찾은 어린 붉은 악마들은 마스크를 손에 쥐고 열심히 한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이제 한 달도 남지 않은 2022
[뷰파인더 너머] (83) 나라사랑 합시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도심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습니다. 나라 걱정에 궂은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서울 세종대로에 집결했던 보수단체의 집회 직후였습니다. 연신 애국을 외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던 이들이 집회가 끝나자 도구로써 쓰임이 다한 국기를 쓰레기통에 버린 것입니다.대한민국 국기법(법률 제12342호)에는 여
[뷰파인더 너머] (82) 저만치 가을이 오네요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의 저녁 무렵.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하늘마당에 친구, 연인,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습니다. 돗자리 위에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 몸을 누이며 가을밤을 즐기고 있습니다.풀 섶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와 바람 소리까지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는 평온한 가을밤입니다. 아무래도 오롯이…
[뷰파인더 너머] (81) 그 곳은 '바다의 시작'이었습니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쓰레기통이 안 보인다더니 그만 그곳에 툭 던져졌습니다. 하나둘, 하얗게,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 이윽고 때가 왔습니다. 억수 같은 폭우에, 콸콸 쏟아진 빗물에 정신없이 떠내려갔습니다. 넘쳐 난 하수구를 탈출하고 범람한 강물에 휩쓸려 다다른 곳. 그곳은 바다였습니다. 담배꽁초 필터 주 성분은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 일종의 플라스틱 인공 섬유입니다.…
[뷰파인더 너머] (80) 굿바이, 더 퀸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지난 18일 오후 8시 정각이 되자 런던 웨스트민스터 일대가 순식간에 고요함에 휩싸였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영국 전역이 1분 동안 멈춘 것입니다. 여왕의 장례를 위해 도로를 정비하며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도 잠시 작업을 멈췄습니다. 안전모를 벗고 두 손을 모아 여왕을 추모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셔터소리가 민망하게 들릴 정도
[뷰파인더 너머] (79) 과연?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이곳저곳을 할퀴고 갔습니다. 많은 이가 찾았던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만난 강 사장님은 어두운 가게에서 빗물에 불어버린 콩, 쌀 등 농산물을 치우고 닦고 계셨습니다. 이 시장에서 5년 동안 장사하면서 이렇게 수해피해가 컸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강 사장님은 수해보험은 따로 준비하지 않은 상황
[뷰파인더 너머] (78) 두 검사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혹시나 해서 열어본 외장하드에 역시나 두 검사는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한 검찰 간부에게 무엇인가 지시하는 모습입니다. 26년 검찰에 몸담고 검찰총장을 역임했던 검사 출신의 대통령. 누구보다 검찰 조직을 잘 알고 있을 윤 대통령이 새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에 이원석(오른쪽) 대검…
[뷰파인더 너머] (77) 휴가 잘 다녀오셨죠?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우린 휴가 언제 가? 8월의 어느 아침. 아내가 제게 묻습니다. 다른 집 가족들은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좋은 곳 가서 쉬는데 이놈의 남편은 휴가 날짜 잡을 생각이 없어보였는지 볼멘소리합니다.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2~3일 전에나 휴가일을 통보해버리는 제 모습이 답답했나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막상 닥쳐 휴가지를 찾다 보니 좋은 여행지나 숙박…
[뷰파인더 너머] (76) 매일 2만 마리, 한해 800만 마리가…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경북 문경의 한 국도 변. 유리창 방음벽엔 최후의 순간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이른 아침 산속 둥지서 도로 너머 먹이터로 나서기라도 한 걸까요. 마치 활공하듯 비스듬히 나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습니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멧비둘기는 영문도 모른 채 충돌흔을 남기고 갔습니다. 2년 전 일이었습니다.유리 방음벽, 투명한 빌딩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
[뷰파인더 너머] (75) 대통령의 출근길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오승현(서울경제), 김혜윤(한겨레), 안은나(뉴스1), 김태형(매일신문), 김진수(광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을 취재할 때는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갑니다. 차에서 내리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걸어오는 모습, 취재진 앞에 서는 모습, 답변하는 모습, 집무실로 돌아서는 모습까지 사진기자는 긴장을 놓치지 않고 뷰파인더 너머 대통령의 몸짓과 표정 하나 하나에 집중합니다.윤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주말 잘 쉬셨습니까?, 몇 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