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 파고다
지난 10월3일 개천절. 편집국장이 기획취재팀을 호출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나온 팀원들은 국장을 따라 종로3가로 향했다. 파고다공원을 휘돌아 보고 낙원상가를 찍고 인사동의 한 밥집에 모여 앉았다. “얘기 거리 많지 않아?” 국장의 일성이었다. 이것이 ‘그 섬’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시작이 만만찮았다. ‘노인’,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주제를 가지고 기획을 하라니. 밑그림을 잡는데 그 진부함에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파고다공원을 찾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우리는 이곳이야말
주일대사관서 대일항쟁·징용·학살 명부 무더기 발견
‘더 블러디 히스토리(The Bloody History)’. 이달 초 출근길 독립운동가 박은식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지혈사’의 영문명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머리로만 받아들였던 먼 옛날 일제강점기 역사가 갑자기 ‘피’라는 말과 함께 가슴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의 주일 한국대사관 이전 과정에서 중요한 옛 자료가 발견돼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됐다는 정보를 한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하면서 시작된 이번 일제강점기 피해자 명부 취재과정은 ‘피의…
2014학년도 수능시험 세계지리 출제오류
수험생들에게 미안합니다. 수상의 기쁨은 이보다 서너 걸음 뒤에 있습니다. ‘평균수준의 수험생이라면 정답을 택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일부 수험생들은 되묻습니다. “평균 수준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 문항을 틀렸다면, 이는 불공정하지 않나요?”유럽연합과 북미자유무역협정 회원국의 총생산액이 어느 쪽이 큰가 하는 것이 쟁점입니다. 교과서와 EBS수능연계교재, 지난 9월 모의평가는 똑같은 문항의 지도에 ‘(2009)’라고 표기했고,
국정원 선거 트윗 110만건 이상 발견
특종은 모든 기자의 로망입니다. 사회적 반향이 있는 기사는 기자의 심장을 뛰게 합니다. 거기에 상까지 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요. 매달 누군가는 받는 상, 별 것 아닌 면도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격려가 되고 동기부여도 되니 감사하게 여기고 기뻐할 일입니다. 그런데 특종도 하고 상까지 받는 마당에 마음이 좀 찝찝합니다. 찝찝함을 넘어 답답하기까지 합니다.국가기관인 국정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은 한사코 부인하면서 검찰 수사의 부당
‘7452부대’ 국정원 여직원 변호비 대납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의 단초가 된 국정원 여직원과 그 변호인을 알게된 건 대선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이다. 당시는 사회부 기자였다. 여직원 오피스텔 문 앞은 민주당원들과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여직원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112신고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변호인에게 집요하게 신고 녹취록을 요구했고, 결국 파일을 입수했다. 들어봤다. ‘4차례 신고’라는 팩트가 있었다. ‘위장신고’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이를 보도하자 민주당의 한 의원은
JTBC ‘국정원 여직원 변호비 대납’ 댓글사건 흐름 바꾸는 결정적 계기 호평
아시아경제 ‘그 섬, 파고다’ 새로운 형식과 다양한 시각으로 노인문제 접근11월 기사를 대상으로 한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은 75편으로 전 달에 이어 또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출품작 수에 비해 예심을 통과한 작품이 드물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추가 논의를 통해 본 심사 대상 작품을 확대하여 7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JTBC(중앙일보 보도본부)의 ‘7452부대 국정원 여직원 변호사비 대납’과 SBS의 ‘국정원 선거 트윗 110만 건 이상 발견&rs
JTBC '국정원 여직원 변호비 대납' 등 7편 선정
제279회(11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이 선정됐다.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심사회의를 열고 JTBC의 ‘‘7452부대’ 국정원 여직원 변호비 대납’ 등 총 7편을 수상작으로 발표했다.시상식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JTBC(중앙일보 보도본부) 정치부 전진배, 성문규, 이성대, 강신후 기자 ‘‘7452부대&r
숭례문 단청 박락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시사주간지 기자가 가장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월요일 점심. 구내식당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광고국 기획위원으로 있는 김경은 부장과 마주쳤다. 김 부장은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라며 “복원된 숭례문의 단청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식사 후 망원렌즈를 챙겨서 현장으로 나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에는 일반인 관람을 위한 개방을 하지 않는 날이어서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었다. 펜스 밖에서 600mm 망
건강최악도시 부산, 공공보건의료 바꾸자
저희가 보도한 ‘건강최악도시 부산, 공공보건의료 바꾸자’ 시리즈는 보도 횟수로만 13회, 관련기사와 후속보도를 포함하면 20여 회에 걸쳐 본보에 게재됐습니다. 첫 보도가 6월 10일이었으니, 11월 초까지 6개월여 동안 시리즈가 이어진 겁니다.부산은 지난 20여년 간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대수명과 가장 높은 사망률이 계속돼 왔습니다. 부산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은 일찍 사망하고, 많이 죽음에 이르는 것이지요. 건강이 화두가 되어온 것은 여러 해가 되었지만 지금까지 건강은 그저 개인이 관리하고 민간병원이
시사기획 창 - 후쿠시마의 진실
후쿠시마의 가을은 맑고 고요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유난히 청명하고, 들녘에는 벼가 영글어 간다. 누렇게 물들어가는 가을 들판의 적막을 깨는 것은 증기기관차의 기적 소리뿐이다. 힘찬 연기를 내뿜는 육중한 검은색 기관차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달리는 것 같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후쿠시마는 여전히 잔인하다.잠시나마 차창 밖에 펼쳐지는 고즈넉한 풍광에 매료될라 치면, 운전석 옆에 설치한 ‘공간 선량계’가 수시로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며 경고음을 울려대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