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험과목 바꿔치기 파문…
취재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고등학교 지리시험에 과학 문제가, 과학시험에 지리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믿기지 않은 내부 고발이었다. 하지만 증명 자료가 없어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교육청이 감사를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어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취재에 착수한 지 1주일째…. 해당 시험지를 입수하면서 취재는 본격화 됐다. 연속 보도로 교육당국은 재감사에 착수해 결국 시험과목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이같은 잘못된 관행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있다. 이과생들에게 ‘지리’는 이수과목이지만 수능시험을…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2조7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정부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포기하고 ‘예방 백신 접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과 확산 과정을 보면 구제역 대재앙의 교훈을 잊었다.구제역은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이지만 정부는 구제역 발생의 책임을 축산 농가의 탓으로 돌렸다. 백신의 효능은 충분히 검증받았는데 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축산 농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해도 항체형성이 되지 않고 이상육이 발생한다며 오래 전부터 백신의 효
한국일보 ‘현직 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끈질긴 추적·기자정신 돋보여
KBS청주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탁상행정이 불러온 일방적 축산정책 고발2015년 새해에도 기자들의 진실을 향한 열정은 뜨겁다. 제2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새해 첫 심사임에도 모두 65편이 출품돼 9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번 수상작에는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과 기관을 대상으로 집요한 추적을 통해 어둠을 밝혀낸 기사, 단순한 뺑소니 사고로 넘어갈 수 있던 기사를 사회적 공감 스토리로 만들어 전 국민의 분노를 이끌어 낸 작품 등 그 어느 때보다 기자들의 발품이 만들어낸 특종이 많았다. 또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상작이 적었던 지역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등 9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4일 제293회(2015년 1월) 이달의 기자상에 한국일보의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등 총 9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 부문△한국일보 사회부 강철원, 김정우, 남상욱, 김청환, 정재호, 조원일 기자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강종구, 배상희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세계일보가 지난해 11월28일 불과 두 쪽에 불과한 청와대 문건을 일부 공개한 뒤 대한민국은 큰 충격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본지 보도 후 정치권과 언론계, 시민단체, 국민 여론 등 각계각층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규명을 촉구하며 특검과 국정조사, 청와대 쇄신을 요구했습니다.취재팀은 박근혜 대통령 전 비서실장인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입수한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취재원을 통해 내용의 진위 등을 확인하는 지난한 작업을 거쳤습니다.세계일보는 청와대 문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 박 대통령이 대대적…
“나쁜 사람이라더라.”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대통령이 수첩을 보면서 한 말이다. 제보였다. 그 ‘나쁜 사람들’은 해당 부처의 국장과 과장이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부처 국장과 과장의 인사를 직접 챙겼다는 것이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오래지 않아 두 담당자가 2013년 5월 청와대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례적인 승마협회 조사의 담당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장과 과장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보고하라는 애초 지시와 달리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나쁜 사람의 신세가 됐고, 요직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사실도 확인됐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그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이름도 어려운 어느 ‘땅콩’에 관한 서비스 때문에 사달이 나서 그 비행기에 탔던 어느 ‘높은’ 분이 분노했고, 급기야 거대한 비행기가 후진을 해서 승무원을 내려놓고 이륙했다는 황당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됐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사건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사건 관련 소식은 ‘땅콩 한 봉지가 모든 걸 다 덮었다’는 비유처럼 모든 국내 뉴스보다 중요하게 다뤄져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렸던 사건 관련 2차 공판 내용은 CNN 기자의 현장 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방
진실을 말해줄 수 있는, ‘목격자’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은 국토교통부에 출석해 국민 앞에 사과를 했지만, 누구에게 왜 사과하는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당한 회항 지시와 승무원에 대한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박창진 사무장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차례 연락을 시도한 끝에 박 사무장을 만나게 됐습니다. 박 사무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이 보고 겪은 사실을 담담히 얘기했습니다. 폭언과 폭행, 회항 지시 등은 없었다는 조 전 부사장의 해명은 거짓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측에서 거짓 진술을 강요
국가기밀 원전 설계도 털렸다…
‘무엇이 국가를 위한 길인가?’ 처음 해커로부터 원전 기밀자료 유출 사실에 관련된 이메일을 받고 가장 먼저 나에게 질문했다. 해커가 대 놓고 기사를 쓰라고 자료를 던졌기 때문이다. 해커가 보낸 메일에 담긴 링크에서 원전 도면을 확인하고도 섣불리 기사 쓸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해커가 원한 대로 사회혼란이 가중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그래도 과연 해당 도면이 진짜인지는 파악해야 했다. 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에 관련 메일을 보내고 수사기관에 신고를 종용했다. 메일을 받고 3시간이 흘렀지만 기사화 여부 결정은 쉽지 않았다. 한수원은 자료의
기부금 제대로 쓰이나…
“내가 낸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독자의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그러고 보니 기부금 대다수가 몰리는 겨울철인데도 언론사조차 기부를 촉진하는 기사만 낼 뿐, 제대로 된 기부단체가 어디인지에 대한 기사는 담고 있지 않았다. 이런 찜찜함이 남지 않도록 한다면 기부가 늘 텐데도, 누구도 검증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사전 취재에 나서보니 이유를 바로 알게 됐다. 기부단체에 대한 검증은 우리 사회에선 이미 금기시 돼 있던 거였다. 이들 단체가 투명성과 먼 존재로 국민에게 자리 잡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