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거기관협이 부정선거 온상? 스카이데일리 정정보도 패소

법원 "기사 11건 정정보도문 게재, 2000만원 손해배상" 판결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Association of World Election Bodies)가 스카이데일리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및 손해배상 1심에서 승소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를 “세계 부정선거의 온상”,“부정선거 카르텔” 등으로 표현한 11건의 칼럼에 대해 정정보도문을 게재했다.

4일 스카이데일리가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정정보도문. 현재 원본 보도는 모두 삭제됐다. /스카이데일리 홈페이지

서울중앙법원 제25민사부(재판장 권기만)은 1월23일 세계선거기관협의회가 스카이데일리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한 스카이데일리가 자사 홈페이지에 해당 기사의 정정보도문을 게시할 것을 명령했다.

판결이 확정된 4일 스카이데일리는 문제가 된 11건의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문을 보도했다. 현재 정정보도 대상이 된 기사 원문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번 소송의 대상이 된 기사는 ‘조맹기의 언론 톺아보기’, ‘박주현 칼럼’ 등으로, 의견을 담은 칼럼도 잘못된 사실에 근거했다면 정정보도 대상이 된다.

조맹기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명예교수는 해당 칼럼에서 “세계선거기관협의회에 중국공산당 간첩이 있었다”, “선관위 연수원의 세계기관협의회에서 중국인 99명이 체포되었다”, “A-WEB이 중국공산당의 일대일로에 편입되었다” 등의 내용으로 ‘부정선거 카르텔’ 의혹을 제기했다. 박주현 변호사 역시 “A-WEB이 미국의 부패 기관으로 해체 위기에 있는 USAID, 미국 부정선거와 관련 있다고 알려진 도미니온 시스템·스마트맥스와 인적·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칼럼의 주장과 달리 중국은 세계선거기관협의회 회원국이 아니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2013년 우리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도해 선거기관들의 교류를 위해 만든 국제기구로, 세계적으로 신뢰도를 인정받은 한국의 전자개표 시스템을 개발도상국에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 회원국은 109개국에 이른다.

스카이데일리가 지난해 8월15일 1면에 보도한 팩트체크 기사 및 사과문(왼쪽)과 지난해 10월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지(오른쪽). 스카이데일리는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극우세력과의 철저한 결별'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홈페이지

스카이데일리는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부정선거에 개입한 중국 간첩단 99명을 검거해 주일미군기지로 압송했다는 보도 등으로 한국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무더기 중징계를 받았고, 한국인터넷신문협회에서도 제명된 바 있다.

다만 대표이사 교체 이후 이러한 ‘부정선거’ 관련 보도에 대해 변화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15일 스카이데일리는 1면에 ‘본지 보도 자성의 팩트체크’라며 <中간첩 99명 모이는 건 ‘어불성설’>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논란의 기사가 거짓 제보에 따른 허위사실 보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편향된 시각과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배척하고 공정보도하겠다”고 사고를 통해 밝혔다. 이후 폐간설이 불거졌을 때도 “극우세력과의 철저한 결별을 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는 입장을 홈페이지에 공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가 “극우세력과의 결별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상황과 무관하게 당시 보도를 주도했던 인물들은 매체를 옮겨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5·18 북한군 개입설과 중국 간첩단 체포 보도를 주도한 허겸 기자는 퇴사 후 새 언론사인 한미일보를 창간해 운영 중이며, 조정진 당시 스카이데일리 대표는 트루스데일리 칼럼니스트로 자리를 옮겼다. 조맹기 명예교수 역시 트루스데일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한미일보와 트루스데일리는 현재도 부정선거 음모론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국제기구의 공적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앞으로도 근거 없는 비방과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정을 요구하는 등 엄중히 대응하여 전 세계 회원국과의 신뢰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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