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첫 증언 25년...10억엔에 묻히는 외침

[8월15일 신문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제71주년 광복절이다. 지난해 12월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 간 합의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며 한국정부의 외교적 실책이라는 평가가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15일 대다수 주요 일간지들은 광복절을 맞아 위안부 합의 등 아직 진행 중인 역사적 사건과 올림픽 소식을 신문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14일 제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나비문화제가 열린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소녀상을 어루만지고 있는 사진을 신문 전면에 걸었다. 한겨레는 관련기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지난해 12·28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지급하기로 약속한 10억엔을 ‘되도록 빨리 지급하겠다’는 기시다 외무상의 12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들이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은 10억엔의 성격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었다”며 “일본 기자는 10억엔이 ‘배상금’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국 정부에 확인시켰냐고 물었고, 기시다 외무상은 ‘일본 정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 정부 사이에서 진행된 지난 5년 동안의 공방은 미-중 갈등이 점차 표면화되는 동아시아 질서 속에서 한국의 국력과 자율성의 범위를 명확히 보여준 외교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이를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말로 포장했지만 외교적 패배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라고 게재했다.


한겨레는 “12일 기시다 외무상의 발언을 보면, 그나마 남은 협상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외무상은 12일 일본이 지급하는 10억엔에 대해 ‘일·한 정부가 합의하는 용도의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없는 10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1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나와 국내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모습과 25년이 지나 김복동 할머니가 제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은 나비문화제에서 모두 발언을 하는 사진을 나란히 대문사진으로 골랐다.


경향은 관련기사에서 “정부는 김 할머니 증언 이후에야 실태조사에 나섰고 1993년부터 법률을 제정해 피해자 생활안정자금 등을 지원했다. 피해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유엔 인권위원회에 위안부 문제가 상정됐다”면서 “반면 정부의 기념사업은 축소되고 있다.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지원예산은 사라졌고 초등학교6학년 국정 사회교과서에서는 실험본에 있었던 ‘위안부’ 용어와 사진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또 다른 관련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제71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취임 후 4번째 경축사를 한다.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한·일 합의 이행차원에서 지난달 말 한국이 설립한 화해·치유재단에 일본 정부 예산 10억엔을 출연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 갈등이 확산되는 상황이어서 이번 경축사에 담길 메시지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경향은 이번 경축사에서 안보와 관련 사드 배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 예상하면서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이 화해·치유 재단에 10억 엔을 출연하기로 결정한 점에 대해 “위안부 문제를 종결짓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관계를 지향하게 됐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게재했다.


서울신문은 광복절을 앞두고 지난 14일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장소가 쓰레기 더미 등이 널부러져 외면받고 있는 모습을 신문 1면에 담았다. 서울은 관련기사에서 “서울 곳곳에 있는 독립운동가의 항일 유적지가 흡연장소나 자전거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금연지역’이라는 푯말도 무색했다”면서 “항일유적지 표지석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외국어 표기도 전혀 없었고 위치를 찾기도 힘들었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관광지도에 표기되지 않은 곳이 너무나 많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항일 유적지 표지석을 커피나 쇼핑 가방을 올려주는 탁자 정도로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거론된 유적지는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역 사거리에 위치한 독립회관 터 표지석, 중구 명동성당 앞 이재명 의사 의거지 표지석, 이회영·이시영 선생의 여섯 형제 집터와 이회영 선생 흉상이 있는 중구 한 공원, 민족대표 33인 중 23인이 모였던 종로구 가회동 손병희 선생 집터 표지석 등이다.


동아일보는 러시아 사할린 홀름스크 시의 한 묘지에 묻힌 일제 강점 동원 피해자 김정대 씨의 무덤 뒤로 동해가 펼쳐진 모습을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동아는 관련기사에서 사할린에 징용됐던 한인 1000여명의 명부를 새로 찾은 사실을 공개하며 “대부분 일제에 의해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서 탄광 등에서 중노동에 시달렸고, 광복 뒤에도 끝내 그리던 고향땅을 밟지 못한 이들이다. 강제 동원 피해 신고가 안 돼 있고, 다른 기록에도 등장하지 않아 그동안 기억에서조차 완전히 묻혔던 이들이 상당수”라고 보도했다.


동아는 “냉전시대 오갈 수 없었던 구소련 지역의 사할린, 시베리아 등에서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에 대한 조사와 유해 봉환 사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일본 관동군에 끌려갔다가 일제 패망 뒤 소련에 억류돼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사망한 조선인 포로 10명의 매장지는 현지인들의 공동묘지로 변해있었다”고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리우 올림픽 전 종목을 석권한 한국 양국 대표팀이 14일 선수촌에서 인터뷰 후 찍은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조선은 관련기사에서 “대한양궁협회가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공개한 국개대표 최종 평가전 방식에는 특이한 조항 하나가 들어있다. ‘경기 및 채점방법’ 넷째 항목의 ‘조별 리그전’을 설명한 대목에 있는 ‘같은 팀 소속 선수는 1회전(첫 매치) 경기를 실시한다’는 부분”이라며 “양궁협회는 ‘같은 팀 선수 간의 짬짜미(짜고 하는 경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맞붙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런 험난한 과정을 통해 태극 마크를 단 선수가 리우 하늘에 태극기를 펄럭인 김우진·구본찬·이승윤(이상 남자), 장혜진·기보배, 최미선(이상 여자)이었다”며 “한국 양궁이 이처럼 오래 최강을 지킨 건 오직 실력만으로 평가하는 공정성 덕분이라는 말이 나온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학연, 지연, 인연부터 찾고 보는 한국 사회에 양궁 스포츠맨들이 던지는 메시지”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13일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접영 100m결선에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싱가포르 국가대표 조셉 스쿨링 선수가 펠프스를 제치고 금메달을 딴 사진과 어린시절의 사진을 신문 전면에 내걸었다. 중앙은 사진설명에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펠프스 키드’가 이겼다”면서 “영국·포르투갈·말레이시아 혼혈인 스쿨링은 어린시절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다. 그는 편견이 없는 수영장에서 펠프스 같은 위대한 선수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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