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직 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끈질긴 추적·기자정신 돋보여
KBS청주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탁상행정이 불러온 일방적 축산정책 고발2015년 새해에도 기자들의 진실을 향한 열정은 뜨겁다. 제2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새해 첫 심사임에도 모두 65편이 출품돼 9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번 수상작에는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과 기관을 대상으로 집요한 추적을 통해 어둠을 밝혀낸 기사, 단순한 뺑소니 사고로 넘어갈 수 있던 기사를 사회적 공감 스토리로 만들어 전 국민의 분노를 이끌어 낸 작품 등 그 어느 때보다 기자들의 발품이 만들어낸 특종이 많았다. 또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상작이 적었던 지역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등 9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4일 제293회(2015년 1월) 이달의 기자상에 한국일보의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등 총 9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 부문△한국일보 사회부 강철원, 김정우, 남상욱, 김청환, 정재호, 조원일 기자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강종구, 배상희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세계일보가 지난해 11월28일 불과 두 쪽에 불과한 청와대 문건을 일부 공개한 뒤 대한민국은 큰 충격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본지 보도 후 정치권과 언론계, 시민단체, 국민 여론 등 각계각층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규명을 촉구하며 특검과 국정조사, 청와대 쇄신을 요구했습니다.취재팀은 박근혜 대통령 전 비서실장인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입수한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취재원을 통해 내용의 진위 등을 확인하는 지난한 작업을 거쳤습니다.세계일보는 청와대 문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 박 대통령이 대대적…
“나쁜 사람이라더라.”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대통령이 수첩을 보면서 한 말이다. 제보였다. 그 ‘나쁜 사람들’은 해당 부처의 국장과 과장이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부처 국장과 과장의 인사를 직접 챙겼다는 것이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오래지 않아 두 담당자가 2013년 5월 청와대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례적인 승마협회 조사의 담당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장과 과장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보고하라는 애초 지시와 달리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나쁜 사람의 신세가 됐고, 요직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사실도 확인됐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그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이름도 어려운 어느 ‘땅콩’에 관한 서비스 때문에 사달이 나서 그 비행기에 탔던 어느 ‘높은’ 분이 분노했고, 급기야 거대한 비행기가 후진을 해서 승무원을 내려놓고 이륙했다는 황당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됐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 사건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사건 관련 소식은 ‘땅콩 한 봉지가 모든 걸 다 덮었다’는 비유처럼 모든 국내 뉴스보다 중요하게 다뤄져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렸던 사건 관련 2차 공판 내용은 CNN 기자의 현장 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방
진실을 말해줄 수 있는, ‘목격자’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은 국토교통부에 출석해 국민 앞에 사과를 했지만, 누구에게 왜 사과하는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당한 회항 지시와 승무원에 대한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박창진 사무장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차례 연락을 시도한 끝에 박 사무장을 만나게 됐습니다. 박 사무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이 보고 겪은 사실을 담담히 얘기했습니다. 폭언과 폭행, 회항 지시 등은 없었다는 조 전 부사장의 해명은 거짓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측에서 거짓 진술을 강요
국가기밀 원전 설계도 털렸다…
‘무엇이 국가를 위한 길인가?’ 처음 해커로부터 원전 기밀자료 유출 사실에 관련된 이메일을 받고 가장 먼저 나에게 질문했다. 해커가 대 놓고 기사를 쓰라고 자료를 던졌기 때문이다. 해커가 보낸 메일에 담긴 링크에서 원전 도면을 확인하고도 섣불리 기사 쓸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해커가 원한 대로 사회혼란이 가중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그래도 과연 해당 도면이 진짜인지는 파악해야 했다. 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에 관련 메일을 보내고 수사기관에 신고를 종용했다. 메일을 받고 3시간이 흘렀지만 기사화 여부 결정은 쉽지 않았다. 한수원은 자료의
기부금 제대로 쓰이나…
“내가 낸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독자의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그러고 보니 기부금 대다수가 몰리는 겨울철인데도 언론사조차 기부를 촉진하는 기사만 낼 뿐, 제대로 된 기부단체가 어디인지에 대한 기사는 담고 있지 않았다. 이런 찜찜함이 남지 않도록 한다면 기부가 늘 텐데도, 누구도 검증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사전 취재에 나서보니 이유를 바로 알게 됐다. 기부단체에 대한 검증은 우리 사회에선 이미 금기시 돼 있던 거였다. 이들 단체가 투명성과 먼 존재로 국민에게 자리 잡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뇌물 누명 ‘대쪽 해경’의 억울한 파면…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의 열정은 인정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천박한 에너지였을 뿐이다. 크고 작은 기자상들을 받았지만, 나는 더 교만해졌고 이내 모든 일에 심드렁해져 버렸다.2009년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1년 동안 연수하면서 나른한 삶이 ‘전복’되는 경험을 했다. 미국 기자들의 비극과 이를 극복하는 열정을 목도하면서부터다. 금융위기 여파로 수많은 기자들이 거리로 내몰렸음에도 그들의 저널리즘에 대한 열정은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느낀 바가 많았고, 각오도 굳혔다. 손톱만큼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계속 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대쪽 해
기적 그 후 40년, 위기의 숲…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친 뒤 화전이 성행하면서 ‘붉은 산’으로 불릴 정도로 산림이 황폐화되었다. 그러다 1967년 산림청이 발족하고 1973년부터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이 2차례에 걸쳐 87년까지 이어지면서 산림이 점차 푸르게 변했고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불과 40년 만에 ‘붉은 산’에서 ‘푸른 산’으로 기적을 이룬 것이다.산림청은 푸르게 변한 산에 있는 나무를 목재로써 활용하겠다며 지난 2009년부터 벌채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나무마다 다르지만 평균 40~50년이 지나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며 이를 베어낸
250개의 책상이 주인을 잃었습니다. 슬픈 2014…
지난해 11월 단원고 재학생들의 학부모들이 ‘2학년 교실 정리’ 문제를 제기했다. 면학분위기 조성과 단원고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없어져 학교가 존폐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학교·유가족·재학생 학부모·경기도교육청은 2학년 교실의 정리 여부를 논의했고 2학년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교실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교실 정리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해가 가기 전에 아이들의 빈 책상과 교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는 교실을 기록해 아이들이 부모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전
원전회의록-그림으로 읽는 32가지 원전이야기
2014년에는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을 둘러싼 중요뉴스가 많았다. 원전부품 비리와 안전 소홀문제, 노후화를 비롯한 문제들이 잇따라 제기됐다. 문제는 언제나 독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듯했다. 내용을 풀어서 설명하기 녹록지 않은데다 지면의 한계까지 겹쳐 있었다. 이래서는 시민사회에서 널리 토론이 이뤄지기 쉽지 않았다.이 ‘재미없는’ 원전뉴스를 ‘재미있는’ 뉴스로 만드는 것이 경향신문 디지털스토리텔링 ‘원전회의록’의 으뜸 과제였다. 쉬운 목표는 아니었지만 자신 있었다. 우리 팀은 앞서 국가기관의 2012년 대선개입 사건을 다룬…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비정상적 권력 암투·인사 난맥상 공론화
제292회 이달의 기자상은 정치적·사회적으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후보작들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세계일보와 한겨레가 각각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보도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파행’보도를 출품했고, 이른바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해서도 한겨레와 세계일보가 1차 선행보도를, KBS가 ‘박창진 사무장 단독 인터뷰’를 출품해 한 사건을 두고 여러 개의 기자상을 복수 수여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 심사위원들간에 토론이 있었다. 하지만…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 10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3일 제292회(2014년 12월) 이달의 기자상에 세계일보의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등 총 10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다음달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 부문△세계일보 사회부 김준모, 박현준 기자, 경제부 조현일 기자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한겨레신문 정치부 석진환, 하어영 기자, 디지털콘텐츠팀 김원철 기자, 정치부 김외현 기자 ‘비선 실
한국경제 ‘삼성, 화학·방산산업 한화에 판다’ 호평 이어져
전 부문에 걸쳐 무려 66편이 출품됐다. 세월호 관련 보도를 한데 묶어 심사한 제286회(일반응모작 포함 67편)를 제외하면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예년에도 후반으로 갈수록 출품작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 심사에서 “‘관심의 사각’을 두드리고 ‘보도 그 이후’를 되짚어 캐낸”(제290회 심사평) 기사들이 호평을 받은 것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출품작들이 다룬 주제도 폭넓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의 사각지대를 놓치지 않고 끈질기게 문제를 파헤치는 노력이 두드러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딱 떨어지는 특종이나 보도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