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꼼수에 혈세 줄줄 샜다…
“임대 아파트를 분양한다고요? 그것도 비싸게요?”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 4월이었습니다. 귀를 의심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3년 넘게 취재하면서 임대주택을 분양한다는 말은 처음 들었기 때문입니다. 방식도 특이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이었습니다. 최대 10년간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고, 입주 후 5년이 지나면 건설사가 입주민에게 분양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업체는 5년 뒤 ‘확정 분양가’를 미리 약속하고 분양대금의 약 98%를 입주 때까지 받고 있었습니다. 분양 아파트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제보를 기다리기보다는 온전히 우리의 발품, 손품, 머리품을 팔아 생산한 기획물을 선보이고 싶었다. 고위공직자 병역이행 내역 전수조사는 그런 우리의 욕구에 적합한 목표물이었다.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만9489명에 그들의 직계비속은 1만9595명. 그 무량한 숫자 앞에서 우리는 숨이 턱 막혔다. 특히 실명으로 전재하기로 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915명과 직계비속의 병역 이행내역을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일일이 검색했는데, 홈피의 속도가 너무 느리고 자료가 미비한 경우도 있어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했다. 장애물을…
사드 한반도배치 영향 및 성능 논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전략은 베일에 쌓여 있는 대표적인 군사기밀입니다. 그래서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은 팩트에 기반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없었습니다.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중국에 전략적 위협이 된다고 반발한 반면 미국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구체적인 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한국 내 논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드 레이더를 북한을 향해 고정시켜 놓으면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주장들이 난무했습니다.…
부산역 노숙인 선원으로 팔려간다…
노숙인들이 불법 브로커에 의해 선원으로 팔려가 열악한 환경에서 6개월 넘게 일해 받은 돈을 이런저런 명목으로 다 떼인 후 다시 노숙 생활을 하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는 이야기는 특별하지만 모른 척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사실 확인이 쉽지 않았을 뿐더러 노숙인들은 원래부터 있던 ‘관행’처럼 이 일을 설명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숙인들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그냥 두고 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취재가 시작됐다. 정보가 부족해 취재는 곧 난관에 부딪혔다. 결국 두 달 가까이 부산역 인근을 저인망식으로 훑으며 노숙인 100명 이
돌직구 40-죽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지난 7월3일. 울산 화학 공단에서 일하던 근로자 6명이 작업현장에서 숨졌다. 폐수를 모아두는 저장조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근로자 모두 한꺼번에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한국의 대표적 산업도시 울산에서는 이와 같은 사고가 한 해, 두 해 문제가 아니다. 이 도시의 지난 3년간 산재 사망자 수만 200명이 넘는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사고의 90%가 하청 노동자라는 사실이다.사망자는 모두 정규직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들. 취재 결과,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한화케미컬은 전혀 신경을
동아일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비리의혹 추적’ 등 총 8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5일 제299회(2015년 7월) 이달의 기자상에 동아일보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비리의혹 추적’ 등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3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장관석, 조건희, 조동주, 변종국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비리의혹 추적’△YTN 사회부 배성준, 김주영, 이형원 기자, 영상취재부 이승준 기자 ‘인분교수 사건’△
‘경력법관’ 임용 논란…
대법원은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경력법관으로 선발했다. 임용일은 지난달 1일이었지만 합격자 발표는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 이뤄졌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누구를 뽑았는지 6개월 동안 꼭꼭 숨겨왔다. ‘대법원은 대체 무엇을 숨기려 한 것일까?’ 의문은 여기서 시작됐다.6개월 동안의 취재는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합격자 명단을 입수하기 어려웠다. 망망대해에서 헤매기를 한참, 결국 합격자 명단을 단독으로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밤낮없이 명단과 씨름하기를 나흘째 경력법관 채용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분석할 수 있었고,
금메달리스트의 쓸쓸한 죽음 ‘덫이 된 금메달’
“지나친 특혜 아닌가요?”故 김병찬 선수의 비극적인 말로와 그가 처했던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를 취재하면서 여러 차례 들었던 말이다. 매월 금메달리스트에 지급되는 연금 52만5000원의 ‘소득’이 있는 그에게 최저생계비까지 온전히 주는 것은 중복지원이라는 논리다.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고 암까지 앓게 된 김 선수는 금메달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최저생계비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그의 어머니는 김 선수가 받는 연금 때문에 기초노령연금도 못 받았다.영광의 금메달이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김…
최저임금으로 한 달 살기
지난 4월, 선배가 책 한 권을 알려줬습니다. 에런라이크가 쓴 ‘노동의 배신’. 미국 중견 여기자가 워킹푸어로 1년을 산 뒤 쓴 책은 현장 기사의 백미였습니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하자던 선배는 제안했습니다. “최저임금을 벌며 한 달간 생활하고 매일 가계부를 써보자. 재미있겠다.” 체험은 시작됐습니다. 월 24만원짜리 고시원에 짐을 풀었습니다. 창문이 없었고 화장실 두 칸을 50여 명이 썼습니다. 호텔 주방·공장·마트·주유소에서 최저임금을 벌며 한 달을 살았습니다. 하루 평균 8시간 서서 일했습니다. 쉬어야 할 때는 화장실 변기에 몰
불타는 내화재(耐火材), 불타버린 시민안전
화재 발생 시 화염과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건축물 내 배관 등 관통부위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내화충전재. 건설사가 이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종종 나왔다. 그런데 내화충전재를 제대로 설치해도 소용없다는 시험결과를 접하게 됐다. 정부인증을 받은 제품들을 다시 실험했더니 처참히 타버려 불길을 막지 못했다.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내화충전재 제조업체들이 인증시험을 위해 제출한 샘플과 시중에서 유통되는 제품의 두께·무게 등은 차이를 보였다. 게다가 이런 ‘불량’ 제품들이 대형 공사현장 곳곳에서 쓰이고 있었다. 불을
신양항 여객선 좌초…예견된 사고…
운항을 시작한 지 불과 닷새가 지난 여객선이 한 달 전 공사를 마친 항만에서 좌초됐다. 사고 소식을 듣고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항만 안에서 배가 좌초되지?’ 다음날 새벽 배를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 항만관리를 맡은 제주시와 운항 면허를 발급한 제주해양관리단, 해양안전심판원은 하루 만에 선장의 운항과실을 원인으로 발표했다. 지역 언론들은 제주시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받아 운항과실로 사고를 마무리 지었지만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항만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상식의 문제였다. 항만 설계도와 설계 규정, 여객선 제원을 요청했다.…
질병관리본부 오판, 강제퇴원 메르스 확산시켰다…
“입원 환자 모두 내보냈어요. 아무런 조치도, 제재도 없이!”평택 지역을 담당하는 기자의 다급한 목소리. 확인이 필요했다. 감염병이다. 설마 아무런 대책 없이 퇴원이라니. 의학 담당 기자는 쉴 새 없이 확인 전화를 돌렸다. 사실이었다. 이미 수원과 오산 등의 종합 병원에 입원했거나 거쳐 간 뒤였다. 그렇게 경기일보는 ‘질병관리본부, 메르스 환자 입원했던 병원서 뒤늦게 40여 명 강제퇴원 물의’(5월29일 1면)를 단독 보도하며 메르스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길고도 짧았다. 책임 회피와 변명을 일삼던 보건당국이 잘못을 인정하기까지는 참
이건희 회장 병상투혼 포착, 사망설은 헛소문…
이건희 회장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힘들게 달려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그동안 수많은 기획 취재를 해 봤지만 이번 취재에 대해선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다. 기본 정보나 취재 포지션 등에 대해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특종이 아니지’라는 굳은 신념으로 취재에 나섰다. 작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에 대한 루머는 몇 달간 계속됐다. ‘사망 보도’가 나왔고 지라시에 ‘사망설’이 퍼졌다. 도대체 진실은 뭔가. 병실은 접근도 못
MBN ‘경력법관 임용 논란’ 묻힐뻔한 이슈 발굴해 사회적 반향…
언론은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현실사회의 불의와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저널리즘의 소명에 충실해야 한다. 언론은 시민의 기본권과 약자의 삶을 지키는 민주주의의 수호자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기자상 심사과정을 통해 권력과 자본의 억압이 거세지고, 언론이 제 역할을 못 한 데 대한 사회적 비판 속에서도 시민 이익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기자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제298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부문 수상작인 MBN의 ‘경력법관 임용 논란’은 대법원이 6개월 넘게 공개하지 않았던 경력법관 합격
MBN ‘경력법관 임용 논란’ 등 총 7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1일 제298회(2015년 6월) 이달의 기자상에 MBN의 ‘경력법관 임용 논란’ 등 총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MBN 사회1부 법조팀 서정표, 이성훈, 전정인, 선한빛, 김근희 기자 ‘경력법관’ 임용 논란◇취재보도2 부문△강원일보 사회부 최기영 기자, 교육체육부 강경모 기자, 정치부 홍현표 기자 금메달리스트의